"매물은 중개업소가 아닌 부녀회로 반드시 내놓기 바랍니다."

아파트 시세를 교란하는 아파트 부녀회의 가격담합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2~3년 전 강남권 단지에서 비롯한 부녀회의 집값 교란 기술(?)이 최근엔 신도시를 거쳐 수도권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행동 강도도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수도권 상당수 단지에서 매물은 반드시 부녀회를 거치라는 반협박성(?) 안내문을 게시판에 내걸고 있다.

방송을 통해 공공연히 물건을 싸게 내놓지 말라고 강요하는가 하면 매도자가 왜 매물을 내놓았는지 이유를 캐묻는 등 상식 밖의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또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어 집값 올리는 법,매물 내놓는 법,단지 전망 설명하는 법 등 다양한 집값 올리기 내용을 게재하고 회원모집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이 같은 행태는 수도권 일부 신도시와 서울 강북권 단지에서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부녀회 동참주부들이 늘면서 이들이 '얼마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등의 입소문을 내고,중개업소엔 허위매물을 '내놓고 거둬들이기'를 반복하면서 시세올리기에 가세하고 있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가(高價) 매매가 단 한 건이라도 생기면 전 가구의 시세를 거기에 맞춰 소문을 낸다"며 "중개업소들도 부녀회의 등쌀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부녀회 담합이 극성을 부리자 일부 지역에서는 비슷한 입지의 단지 사이에서도 시세 차이가 커지고 있다.

또 평범했던 단지가 해당지역 대표단지의 시세를 추월하기도 한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녀회 담합이 잘되는 단지는 비정상적으로 시세가 높다"며 "외지 매수자들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욱진·이상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