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률이 세계 최고를 기록했던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최근 AI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AI 퇴치를 위해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유엔 AI 전문가의 말을 인용,"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여전히 AI가 기승을 떨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AI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AI의 근원지였던 이들 국가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베트남은 한때 H5N1형 AI 바이러스 감염 건수가 전 세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AI에 매우 취약한 나라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아직까지 한 차례의 감염 사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인접국인 태국에서도 최근 6개월간 가금류나 인간에 AI가 감염된 사례가 한 차례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유엔의 AI 전문가인 데이비드 나바로는 "최근 베트남 태국 등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 AI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가금류를 폐기 처분하고 예방 접종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2억2000만여마리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백신을 투여해 왔으며 태국 정부는 축산 농가에 AI 관련 교육을 펼치며 AI에 감염된 가금류를 추려내 도살 처분하는 정책을 꾸준히 실시해 왔다.

하지만 유엔 관계자들은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AI가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이 지역이 AI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법적인 가금류 무역 및 철새 이동 등의 문제로 AI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