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강원도 내 맞수인 원주와 춘천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원주시에서 지난해 말부터 분양된 아파트들이 대부분 높은 청약 경쟁률에 이어 100%에 육박하는 계약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말 혁신도시 예정지 인근에 공급된 벽산블루밍 1차(731가구)는 청약률 평균 10 대 1에 계약률 100%를 기록했다.

인근에서 분양된 현대아이파크(1335가구) 역시 청약 한 달 만에 계약률이 83%에 이를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원주시 문막읍에 지어져 다른 아파트에 비해 입지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들으며 지난 11일 청약받았던 신원 아침도시조차도 평균 청약 경쟁률이 5 대 1에 달해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주지역 분양 시장이 이처럼 호황을 누리는 것은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우면서도 기업·혁신도시 등 개발 호재가 많은 데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계약 직후 곧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혁신도시 유치 경쟁 등에서 원주와 치열한 접전 끝에 탈락의 고배를 마신 춘천 지역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춘천시 장학리 D아파트,거두리 S아파트 등은 분양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는 데도 계약률이 10~20%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춘천시 우두동에 분양된 L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70~80%가 빈 집 상태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일부 단지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저조하자 모델하우스를 아예 폐쇄하는가 하면 지난해 10월 온의동에 분양된 M아파트의 경우 계약금을 100만원으로 대폭 낮추는 '파격 세일' 끝에 계약률을 겨우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춘천의 경우 원주와 달리 가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떴다방'마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지경"이라며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