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가르침은 바로 '사랑'이지요."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지만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쉰다.

학부모와 교사 간 촌지 수수 등으로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아예 휴무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가르치는 대신 마음으로 사람을 키우는 또 다른 부모'라는 것을 몸소 보여줘 칭송을 받는 두 명의 스승이 있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의 중흥초등학교 5학년 1반.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여지없이 리코더 소리가 복도로 울려퍼진다.

신희수 담임교사(50)가 리코더 실력이 낮은 학생과 일대일 지도를 하는 순간이다.

비교적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음악교육이나 과외활동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이 학교 아이들에게 신 교사가 리코더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소프라토 알토 테너 베이스 등 화음을 맞춰 울려퍼지는 '과수원길'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요다.

신 교사는 1만원 정도 가격의 작은 피리가 아이들을 바꾸고 있다고 확신한다.

"요즘 아이들 일상 용어에 욕이 많잖아요.

그런데 재량수업시간이나 방과 후 다함께 모여 리코더를 불면서 아이들의 표정이 몰라보도록 밝아지고 싸움도 없어졌어요.

말도 예쁘게 하는 걸요."

아이들도 저 멀리서 달려와 선생님의 품에 안길 만큼 신 교사를 따른다.

음악실력도 몰라보게 향상됐다.

악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던 아이들은 3개월 새 어느덧 능숙하게 리코더를 분다.

올 연말에는 예년처럼 학부모들을 학교 시청각실로 초청,작은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우리가 만든 화음을 통해 아이들은 선생님을 신뢰하고 마음을 열어 놓는다"며 "아이를 믿고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격려해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평생교육학교인 성지중고등학교는 일반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전학 온 학생이 많다.

이 학교에 근무하는 조한신 교사(42)는 '희망전도사'로 불린다.

폭력을 휘둘렀거나 본드 흡입 등으로 말썽을 피운 학생들이 조 교사에 감화되는 과정에서 얻은 별명이다.

조 교사에게 있어 경찰서를 드나들며 선처를 부탁해야 하는 일도 다반사다.

조 교사는 "또래 집단끼리 있을 때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일부러 삐딱하게 행동하곤 한다"며 "이런 학생이 졸업하면 모범생들보다 더 자주 학교를 찾아오는 의리파"라고 치켜세웠다.

조 교사는 틈틈이 아이들과 함께 거리청소나 자연보호 캠페인에 나서는가 하면 양로원을 방문,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는 "사랑을 쏟으면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바르게 자란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