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재무상은 12일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 급락(엔화가치 급등)이 자국 기업 순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거듭 경고했다.

다니가키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무질서를 야기하는 외환시장 내 급격한 (환율) 변동과 투기 조짐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달러) 환율이 상향이건 하향이건 급격히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엔화 강세는 자국 수출기업의 순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호소카와 고이치 재무차관이 전날 "필요하다면 외환시장에 개입,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크레디 스위스그룹의 외환전략가인 오가사와라 사토루는 "일본 통화당국은 최근 거의 매일 외환시장에 구두개입을 해왔다"면서 "다니가키 재무상 등의 발언은 특히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9엔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개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외환시장에서 미국의 3월 무역적자가 늘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돌면서 한때 달러당 109.32엔까지 떨어졌다. 작년 9월14일 이후 처음으로 110엔선을 하향 돌파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미국의 3월 무역적자는 예상과 달리 전달보다 적은 62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향후 3개월 안에 유로화에 대해선 유로당 1.30달러,엔화에 대해선 달러당 108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