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자금을 가진 중산층이 미술품 컬렉터로 가세하면서 '팔리는 그림'이 중견이나 젊은 작가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 '블루칩 작가'들이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최근 들어 최영림 이대원 김종학 김상유 고영훈 이왈종 등 '옐로칩 작가'의 작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 김동유 배준성 안성하 최소영 등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더 높은 값에 팔려 주목을 받고 있다.


매기 붙는 '옐로칩 작가'

'블루칩 작가' 매물이 없다 보니 컬렉터들의 관심이 '옐로칩 작가'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작품값이 오르고 있는 '옐로칩 작가'로는 오지호 최영림 이대원 김흥수 황염수 최쌍중 김종학 김상유 김창열 고영훈 배병우 박성태 이왈종 등이 꼽힌다.

오지호 최영림 이대원 김흥수 김종학 등 작고·원로 작가의 작품은 지난달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 2~3점씩 출품돼 대부분 추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추정가 3500만~4500만원이었던 김종학의 '야생화'는 5600만원,추정가 500만~800만원이었던 최영림의 '닭'은 1650만원에 팔렸다.

배병우 고영훈 이용덕 김근중 이왈종 전광영 함섭 박성태 등 중견 작가들의 작품값도 오르고 있다.

극사실주의 작가 고영훈 그림은 1998년 점당 1500만~2000만원대였으나 지난 2월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40호짜리 그림이 8800만원에 낙찰됐다.

전광영씨 '집합'시리즈는 작년만 해도 점당 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들어 1000만원 정도 오른 4000만원에 팔리고 있다.


해외에서 더 인기 있는 신진 작가

김동유 배준성 홍경택 함진 최소영 안성하 유승호 등 20~30대 신진작가는 해외시장에서 국내가격(100호 안팎 기준)보다 2~6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팔린다.

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법 때문에 외국 컬렉터들이 선호함에 따라 작품값이 상승하고 있다.

회화작가 김동유는 팝아트적인 기법의 작품으로 국내외 컬렉터들에게 인기다.

그의 작품 '반 고흐'는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경매에서 국내거래가격(점당 1000만~1400만원)의 6배 이상인 8만5000달러에 낙찰됐다.

국내에서 점당 1200만~1600만원대에 거래되는 배준성의 '화가의 의상'시리즈는 지난 3월 열린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3800만원에 팔렸다.

'청바지 작가' 최소영의 '안창마을'은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300만원에 낙찰돼 국내가격 점당 500만~700만원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

이 밖에 안성하를 비롯해 유승호 박민준 이지송 김성진 김명숙 등도 국내외 시장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들 작품은 국내시장에서 점당 500만~1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나 안성하'무제'는 3월 말에 열린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1900만원에,박민준'전사'는 1300만원에 각각 팔렸다.

이들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적용해 아파트나 사무실에 걸기에 부담이 없어 직장인 컬렉터층이 두터워지면서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미술투자 주의점

미술품 투자에는 불확실성이 많고 위험도 높다.

미술품도 기본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만 일반 상품에 비해 주관적 측면이 많이 가미되고 진품과 위작의 식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미술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미술평론가나 화랑들이 평가하는 미적 가치,구매자의 안목이나 취향,미술사적 가치,과거의 판매 기록,보존 상태, 작가의 인지도,그 당시의 경제 상황 등이 있다.

초보 투자자는 믿을 만한 화랑이나 경매회사를 찾는 것이 안전하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미술투자도 결국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면서 "꾸준히 전시장을 찾고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한두 점씩 사모은다는 자세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