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길] 크리스찬 디올도 반한 '명품' 제손으로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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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크리스찬 디올,오프라 윈프리. 각자 다른 분야에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국제명사들의 공통점은 뭘까. 한국산 수직(手織) 쉐이드(shades)의 단골고객이라는 것. 특히 디올은 자택 벽에 제품을 작품처럼 걸어놓을 정도로 마니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명품을 만드는 업체는 충남 부여의 가람예공(www.nadid.com)이다. 이민정씨(25)는 이 회사의 '직물 디자이너'다. 그는 대학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 재료를 사용하고 수제명품을 만든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 졸업도 하기 전에 입사를 결심했죠."
대부분의 직물 관련 회사들이 수입된 원단을 사용하는 데 반해 가람예공은 100여가지의 천연 재료를 충남 부여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대마 닥나무 인초 갈사 등이 단골재료다.100% 수작업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이씨는 오전 8시쯤 서울 양재동 사무실로 출근한다. 신문이나 잡지를 읽으며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은 필수. "디자인 구상,염색,직조,완제품 디자인,원가 계산 등 웬만한 과정에 모두 관여해요." 한마디로 '멀티 플레이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부여 공장에 내려가 작업에 참여한다.
디지털 작업이 필수적인 다른 분야 디자인과 달리 직물 디자인은 꽤나 '아날로그'적. "한국 고유의 전통을 담아낼 수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콘솔 약장 자개 등에 다양하게 접목시킬 수 있죠." 전통에 충실한 편이라 급변하는 트렌드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다고.
"쉐이드(shades),아트월(artwall),태피스트리(tapestry) 등을 만들어요." 이들은 패턴과 디자인이 있는 각종 벽 장식 직물 제품이다. 가장 인기가 있는 건 쉐이드. 디자인 종류만 해도 130여가지에 이른다. 얼마전 용산 씨티파크에 빌트인으로 들어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동양 특유의 정서가 있는 탓에 해외에서 먼저 진가를 인정받았다. 생산의 75%가 수출용이다. 35년 전 미국 콘라드사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쉐이드 가격은 1㎡에 700달러 정도로 꽤 높은 편. 미국 내 중국,한국,사우디 대사관에 납품한다. 지난해 매출은 70억원이었다.
"간혹 제가 만든 제품을 '거적대기'라고 비하하는 사람을 볼 때면 속상해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천연 직물제품의 진가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한국 고유의 정서가 배어난 제품은 앤티크 가구 못지 않은 명품이지만 수직 직물에 대한 국내 인식은 아직 낮은 편이라고.
우리나라에서만 나는 천연소재라는 특성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이씨가 가장 선호하는 천연재료는 칡넝쿨이라 불리는 갈사. 광택이 나서 조명 등 빛에 반사되면 실크처럼 은은하게 빛이 난다. 물에 넣어서 발효시키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제조 과정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제가 들은 최고의 찬사는 '편안하다'는 것이었어요. 오래도록 봐도 질리지 않고 어떤 공간과도 어울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씨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코리안 스타일'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직물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염색 직조 등은 할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직물디자인쪽을 전공하는 게 좋다고 한다. 초봉은 다른 분야 디자이너들과 비슷하다. "손이 거칠어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언제든지 도전하세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이 명품을 만드는 업체는 충남 부여의 가람예공(www.nadid.com)이다. 이민정씨(25)는 이 회사의 '직물 디자이너'다. 그는 대학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 재료를 사용하고 수제명품을 만든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 졸업도 하기 전에 입사를 결심했죠."
대부분의 직물 관련 회사들이 수입된 원단을 사용하는 데 반해 가람예공은 100여가지의 천연 재료를 충남 부여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대마 닥나무 인초 갈사 등이 단골재료다.100% 수작업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이씨는 오전 8시쯤 서울 양재동 사무실로 출근한다. 신문이나 잡지를 읽으며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은 필수. "디자인 구상,염색,직조,완제품 디자인,원가 계산 등 웬만한 과정에 모두 관여해요." 한마디로 '멀티 플레이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부여 공장에 내려가 작업에 참여한다.
디지털 작업이 필수적인 다른 분야 디자인과 달리 직물 디자인은 꽤나 '아날로그'적. "한국 고유의 전통을 담아낼 수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콘솔 약장 자개 등에 다양하게 접목시킬 수 있죠." 전통에 충실한 편이라 급변하는 트렌드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다고.
"쉐이드(shades),아트월(artwall),태피스트리(tapestry) 등을 만들어요." 이들은 패턴과 디자인이 있는 각종 벽 장식 직물 제품이다. 가장 인기가 있는 건 쉐이드. 디자인 종류만 해도 130여가지에 이른다. 얼마전 용산 씨티파크에 빌트인으로 들어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동양 특유의 정서가 있는 탓에 해외에서 먼저 진가를 인정받았다. 생산의 75%가 수출용이다. 35년 전 미국 콘라드사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쉐이드 가격은 1㎡에 700달러 정도로 꽤 높은 편. 미국 내 중국,한국,사우디 대사관에 납품한다. 지난해 매출은 70억원이었다.
"간혹 제가 만든 제품을 '거적대기'라고 비하하는 사람을 볼 때면 속상해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천연 직물제품의 진가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한국 고유의 정서가 배어난 제품은 앤티크 가구 못지 않은 명품이지만 수직 직물에 대한 국내 인식은 아직 낮은 편이라고.
우리나라에서만 나는 천연소재라는 특성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이씨가 가장 선호하는 천연재료는 칡넝쿨이라 불리는 갈사. 광택이 나서 조명 등 빛에 반사되면 실크처럼 은은하게 빛이 난다. 물에 넣어서 발효시키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제조 과정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제가 들은 최고의 찬사는 '편안하다'는 것이었어요. 오래도록 봐도 질리지 않고 어떤 공간과도 어울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씨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코리안 스타일'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직물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염색 직조 등은 할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직물디자인쪽을 전공하는 게 좋다고 한다. 초봉은 다른 분야 디자이너들과 비슷하다. "손이 거칠어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언제든지 도전하세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