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은 5일 발생한 블랙이글 소속 A-37기 추락사고 직후 김은기(중장)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현장을 수습하는 한편 본격적인 사고원인 규명작업에 착수했다.

공군은 사고가 발생하자 마자 사고조사위를 구성하고 현지에 조사팀을 파견해 현장 수습과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활주로에 널부러져 있는 사고 전투기 잔해와 산화한 조종사 김모(33) 대위의 시신을 수습했다.

공군은 조종사의 음성기록 등 교신내용이 담겨져 있는 블랙박스를 수거해 이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고원인에 대해 어떤 추정도 할 수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조종사의 실수나 기계결함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군은 추락 당시의 장면을 담은 영상을 분석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블랙이글 소속 조종사들은 공군 조종사 중에서도 최정예로, 숱한 반복훈련을 해온 베테랑인데다 사고기종인 A-37 전투기가 1976년에 도입된 노후기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고가 기계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다.

사고가 나자 공군은 사고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동일 사고기종인 A-37에 대한 비행을 전면 중단할 것을 예하부대에 지시했다.

우리 공군은 A-37 2개 대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30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이글 소속 전투기가 추락한 것은 1998년 강원도 춘천에서 에어쇼를 앞두고 고난도 곡예비행 연습을 하던 중 전투기 2대의 날개가 서로 부딪히면서 1대가 추락한 것을 포함해 이번이 2번째이며, 실제 에어쇼 도중 추락한 것은 처음이다.

공군은 사고지점과 관람석까지의 거리가 1.8㎞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가 없었다며 `비통함' 속에서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