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80세 생일을 맞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은 노령에도 불구하고 57세의 아들 찰스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왕의 사촌인 마거릿 로즈는 여왕이 노령을 이유로 여왕직을 사임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로즈는 "여왕은 다른 직업과 다르고, 종신직이기 때문에 여왕은 결코 물러나지않을 것이라고 완전히 확신한다"며 "여왕이 대관식 날 한 서약은 너무나 심오하고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죽는 날까지 이 약속을 계속 이행해야 한다고 여왕은 생각할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의 생일을 앞두고 ITV 뉴스가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7%가 여왕이 죽는 날까지 왕위에 머물러야 한다고 대답했다.

16%는 여왕이 손자인 윌리엄 왕자에게 왕위를 물려줘야 한다고 대답했고, 이보다 적은 12%가 찰스 왕세자에게 왕위를 이양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13%는 왕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왕은 26%의 표를 얻어 왕실 가족 중 가장 인기있는 사람으로 뽑혔으며, 윌리엄 왕자가 21%로 2위, 앤 공주가 11%로 3위, 찰스 왕세자와 해리 왕자가 4%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카밀라 파커 볼스는 1%의 표밖에 못얻어 여전히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한편 여왕은 19일 자신과 같은 날 태어난 80세 노인 99명과 버킹엄궁에서 오찬을 함께 하는 것으로 생일 축하 행사를 시작했다.

초청객은 전국에서 신청을 받아 제비뽑기를 통해 선발됐으며, 버킹엄궁 볼룸에서 여왕과 함께 3개 코스의 점심 식사를 하는 기쁨을 누렸다.

여왕은 20일 왕실 칙허장 하사 80주년을 맞는 BBC 방송과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AA)인 채텀하우스를 방문한다.

생일 당일인 21일에는 필립공과 함께 윈저성 밖을 도보로 걸으며 일반 대중과 인사를 나누고, 찰스 왕세자의 주관으로 윈저성에서 열리는 생일 만찬에 참석한다.

여왕은 공식 생일을 앞둔 6월 15일에는 세인트폴 성당에서 왕실 가족들과 함께 감사 예배를 드리고, 이어 17일에는 버킹엄궁 앞 광장에서 거행되는 공식축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실제로 태어난 날은 4월 21일이지만 공식 생일은 이보다 늦은 6월 17일이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