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8년반만에 950원대로 떨어지자 콜금리 인상 전망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첫 주재하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물론 단기간내 인상 가능성을 밝히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4일 한달만에 5%대로 올랐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4.98%로 떨어지며 4%대로 복귀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급락하며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떨어뜨린 점이 시장금리의 하향 안정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며 전날 8년반만에 950원대로 떨어진 데는 달러 공급 우위와 함께 콜금리 인상 가능성도 일조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사를 통해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통화정책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선제적 콜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점이 미국의 금리인상 종결 가능성과 맞물리며 달러매수세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이달 콜금리 동결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또한 향후 콜금리 인상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내비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부장은 한 보고서를 통해 "4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매파' 성향인 이 총재도 `비둘기파적인(dovish)'인 발언을 통해 시장심리를 진정시키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빨라야 상반기말인 6월쯤에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증권 박종연 책임연구원은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이 환율 불안을 우려하며 정책금리 조정유보 필요성을 제기한 터라 환율에 따른 수출 둔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콜금리 인상이 자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내 두 차례의 콜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으나, 다음 인상은 2분기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여전히 상당수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되면 곧바로 이 총재의 매파 성향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SK증권 양진모 연구원은 "금통위가 콜금리를 인상하고 싶어하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환율 급락이 콜금리 동결 명분이 될 수는 있으나, 환율이 추세적 하락을 보이지 않을 경우 이르면 5월에도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금통위에서 일부 금통위원이 환율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이 총재가 크게 개의치 않고 내달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김현배 연구원은 "환율 급락으로 금통위에서 일부 반란표가 나올 수 있어 이달 콜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부동산 문제가 재차 부각될 수 있고 이달말 유럽중앙은행(ECB)과 내달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 총재가 경제 성장률에 대한 자신감과 내외금리차 문제를 언급한 뒤 내달 콜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