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청약경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 임대아파트들은 예상외로 인기가 시들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약자격에 제한이 많기는 하지만,청약률이 민간 분양아파트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해당 건설사들이 초조해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임대주택이 분양주택에 비해 △투자차익이 없는 데다 △임대보증금이 높고 △주택공사 임대주택이 청약저축 가입자를 앞서 선점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분양·임대주택 간 극명한 희비 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판교 민간주택 청약 둘째날인 이날 낮 12시 현재 분양주택은 1319가구 모집에 4만1401명이 청약,경쟁률이 31.4 대 1을 기록했다. 이날은 수도권 예·부금 1순위자 중 40세 이상·10년 이상 무주택 세대주만 접수가 가능했다. 반면 민간임대의 경우 271가구 모집에 단 40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0.15 대 1에 불과했다. 성남 거주자 중 청약저축 60회 이상 납입자로 청약대상이 제한됐다고 하지만 예상치를 밑도는 썰렁한 결과다. 민간임대 주택에는 첫날에도 18명만이 청약했다. 한편 주공 분양·임대주택의 경우 이날 수도권(서울 포함) 거주자(분양은 청약저축 1900만원,임대는 1400만원 이상)를 대상으로 첫 청약을 받아 오후 4시 현재 0.3~0.5 대 1의 경쟁률로 민간 임대주택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보증금 높아 민간임대 외면 판교 민간임대 주택의 청약률이 저조한 이유로 건설업체들은 주공이 먼저 청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민간 임대주택은 주공과 같이 청약저축 가입자를 '모셔와야' 하는데,주공이 이보다 5일 앞선 3월29일부터 분양에 나서 청약 대상자를 싹쓸이해갔다는 설명이다. 민간임대 건설사 관계자는 "주공이 청약경쟁률이 150%를 넘은 평형에 대해서도 현장접수 100% 요건을 맞춰야 한다며 계속 접수를 받는 바람에 성남지역 청약자들이 대거 통장을 써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임대 청약률이 저조한 원인은 해당 주택 자체에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증금 1억6000만(24평형)~2억5000만원(32평형)에 월 임대료가 36만~6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보증금만 놓고 보면 인근 분당지역의 전셋값보다 높다. 또 민간임대 주택의 분양전환가격 기준이 '시세'여서 투자차익이 거의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판교 입주자 모집공고에는 '입주 10년 후 분양전환 금액을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기 산정한 감정평가업체의 평균가격으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략 주변시세의 9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민간임대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주공아파트보다 불리하고 임대보증금도 다소 높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판교' 이름값이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청약자가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철·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