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 출구조사 결과, 모든 정당이 과반수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해 최종 개표이후 정당간 연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친(親)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의 '지역당'이 제 1당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득표율은 30% 내외에 그쳐 과반수 의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개정 헌법은 이번 총선후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총리와 장관(외교, 국방장관 제외)을 임명할 수 있도록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연정(聯政)을 통한 최대 의석 확보가 초미의 관건이다. 이에 따라 강력한 권한을 가진 총리직에 재도전할 꿈을 갖고 있는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와 야누코비치는 각자 세(勢) 불리기를 위한 물밑접촉에 들어갔다. 티모셴코는 "우리는 줄곧 이번 선거가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면서 지난해 9월 물러난 총리직에 다시 오를 꿈을 내비쳤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티모셴코블록 선대위원장은 27일 오전 '우리 우크라이나당', '사회당'과의 3자간 연정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만 베즈메르트니 우리 우크라이나당 선대위원장도 총리직을 놓고 티모셴코와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특히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미하일 사카쉬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티모셴코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반면 야누코비치는 "우리는 제 1당으로서 내각을 구성할 책임이 있으며 모두를 그 대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콜레스니코프 지역당 간부는 "우크라이나 경제발전을 책임질 모든 정치세력과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유셴코와도 연대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유셴코 대통령이 여전히 티모셴코의 돌출행동에 불만을 갖고 있으며 동서(東西)간 지역화합을 위해 오히려 야누코비치와의 유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원내 진입을 위해서는 3% 이상 득표율을 올려야 하는데 현재 5~6개 정당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전 8시30분(키예프 현지시간) 8% 개표가 끝난 가운데 티모셴코블록이 25.18%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역당 22.45%, 우리 우크라이나당 17.58%, 사회당 8.32%, 공산당 3.17%, 민중연대 3.07%의 득표율을 기록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안보협력기구, 유럽의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 구성된 유럽측 통합선거감시단은 이번 선거에 대해 심각한 부정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