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친(親) 러시아 세력의 재부상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총선이 26일 일제히 실시됐다. 이번 총선은 '오렌지 혁명'의 주역인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이 작년 1월 집권한 후 14개월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라는 점에서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유셴코 대통령은 이날 부인과 함께 키에프 중심부에 위치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초의 공정한 민주선거가 실시되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유셴코 대통령은 이어 선거가 끝난 뒤 곧바로 `오렌지 혁명'을 이룬 여타 정치세력과 연합을 재구성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거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지역당'이 제 1당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제 2당으로는 여당인 유셴코 대통령의 '우리 우크라이나당', 제 3당은 율리야 티모셴코가 이끄는 '티모셴코 블록'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5개 정당이 참가한 가운데 450개 의석의 주인을 가릴 이번 총선에서 3%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정당은 5-7개 정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총선은 3천700만명의 유권자가 선택한 과반수 의석의 정당이 총리 임명권을 가지게 돼 정당간 대결이 치열하다.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는 경제문제. 우크라이나의 경제성장률은 2004년에 12.1%를 기록한데 비해 작년에는 2.6%로 곤두박질했다. 서방세계의 투자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정정불안 탓에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총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의 몇몇 투표장은 유권자들의 행렬이 이른 아침부터 길게 이어졌다. 연금생활자인 안나 페트로브나(62)는 "투표하러 왔으므로 내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권자인 게나디(48)는 길게 늘어선 투표행렬을 보고 "투표장이 한산해지면 다시 와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총선 투표는 그리니치 표준시로 오후 7시에 마감된다. (키에프 로이터=연합뉴스) sung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