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시절 '금융계의 마당발'로 불리던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고문(46)이 구속됐다. 대검찰청 중수부는 24일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기업 인수 등과 관련해 청탁을 받고 14억5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특경가법상 알선수재 등)로 투자컨설팅업체인 인베스투스글로벌의 김고문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2년 6월 스칼라스 투자평가원 정모 원장으로부터 "대한생명과 함께 일괄매각이 추진 중이던 신동아화재를 분리,스칼라스가 인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1억5000만원을 수수했다. 검찰은 김씨가 이 과정에서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공무원들에게 불법 로비를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는 일괄매각됐다. 김씨는 지난해 5월에는 서울 신촌 민자역사 내 쇼핑몰 건축을 위해 성창F&D가 발행하는 채권 500억원에 대해 우리은행이 지급 보증받을 수 있도록 알선해주고 그 대가로 이 회사 김모 이사로부터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또 같은해 6월에는 부천에 있는 투나쇼핑몰 리모델링 등에 필요한 자금 325억원을 우리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투나D&C 대표이사 정모씨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 이와 관련,검찰 주변에서는 김씨와 친분이 있는 경제부처 고위관료 및 금융권 핵심인사의 연루 여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검찰 관계자도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부실기업 인수 과정에서 드러난 전반적인 비리를 수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전ㆍ현직 경제부처 고위인사와 주변 사람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이헌재 당시 금감위원장에게 은행장을 추천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정부 고위층과의 친분관계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씨가 2003년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과 관련,막후에서 관여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수사방향이 주목된다. 김병일·유승호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