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지별로 3개 구역으로 나뉘는 영등포 상권의 A급지(메인 상권)는 영등포역 앞에서 지상 건널목을 지나 영등포시장 사거리까지 약 200m 대로변.영등포역에서 내려 서울 양천구와 강서구,경기도 김포와 일산 방면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는 길목이어서 사람들 물결이 하루 종일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유동인구에 의해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화장품,패스트푸드,이동통신 대리점,커피숍 등이 이 구역의 주력 업종이다.


최근 문을 연 에쉐르,아자 등 대형 상가건물도 이 구역에 있다.


서정헌 중앙소상공인지원센터 업무개발팀장은 "영등포 대로변에서 점포를 열 경우 같은 상권에 있는 3개 백화점과 지하상가 등에서 취급하는 상품과 충돌하지 않는 틈새상품을 팔아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틈새 업종으로 패션내의 전문점,꽃집,주얼리 전문점,피부관리점 등을 꼽았다.


메인 상권 뒤쪽 이면도로에는 음식점이 강세다.


다른 상권 먹자골목과 구별되는 특징으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보다 오랜 세월동안 주인의 손맛으로 장사를 하는 한식당이 포진돼 있다는 점.이들 음식점은 영등포 일대 백화점과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인,배후 주택가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단골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력이 뛰어난 편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영등포역 앞 먹자골목은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10대나 20대를 끌 만한 퓨전 음식이나 튀는 메뉴로는 승부하기 곤란한 지역"이라며 "여기서 창업하려면 단골 위주로 장사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간에는 식사와 술을 동시에 팔 수 있는 음식점이 이 구역에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영등포 지역 롯데,신세계,경방필 등 3개 백화점 근무자만 모두 6000여명이고 인근 은행이나 소규모 사무실,점포 등의 근무자를 합칠 경우 1만명에 육박,회식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삼겹살 감자탕 순대국 등은 야간에 특히 잘 나가는 메뉴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한 관계자는 "성인나이트클럽,모텔,변칙 장사를 하는 노래방 등이 이 구역에 몰려 있어 약간은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긴다"며 "일단 근처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고 2차 장소로 찾는 곳이 바로 이 구역"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와 경방필 백화점이 나란히 선 곳에서 영등포시장 사거리까지 대로변은 B급 상권으로 분류된다.


주변에 금융회사가 많이 포진돼 있고 배후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 입지는 좋지만 점포 수가 워낙 많아 새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백화점 뒤 편 상권은 주변 직장인이나 배후에 있는 문래동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낮 시간에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며 "배후에 아파트나 복합몰 등 대형 건물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어서 3~4년 뒤 수익이 좋아지겠지만 당장은 낮 장사에 의존하는 형국이라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영등포시장 건너편에 형성된 상권은 손님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어 C급 상권으로 꼽힌다.


재래시장을 찾던 소비자들이 영등포역 앞 백화점이나 문래동의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의류 잡화 화장품 등 소매점들이 대로변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것.


영등포역 앞 지상 건널목을 지나 여의도 방향 대로변에 형성된 가게들도 C급 상권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층에서 아이스크림점을 운영하는 한정선 사장(50)은 "낮에는 우리 가게뿐만 아니라 이 일대가 온통 백화점에 쇼핑 나온 아줌마들 천국"이라며 "이들은 지갑은 잘 안 열고 오랫동안 자리에 눌러앉는 경우가 많아 회전율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밤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직장인들이 약속장소로 잡는 경우가 많다"며 "남자들은 주로 여의도에서 건너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영등포상권이 20대 여성 인구에 대한 흡인력이 부족해 갈수록 힘을 잃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대 여성을 잡으면 남성들은 함께 따라온다는 이유에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