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화려한 로비라운지 뒤에 드리운 불안감의 그림자가 짙다.


경쟁상대인 아시아 주요 도시의 호텔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경영을 생각하면 객실료를 올려야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다.


최근에는 집값을 잡으려는 목적의 종부세로 인해 '세금폭탄'까지 맞아야 할 처지에 몰려 있다.


지난 8일 제7대 한국관광호텔업협회장으로 취임한 이상만 회장(67)은 호텔들이 처한 이런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호텔은 차세대 성장동력의 한 축을 이루는 '굴뚝 없는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데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호텔은 엄연한 수출업체입니다. 외화가득률도 아주 높아요. 제조업의 외화가득률이 50% 선인데 비해 호텔업은 80%에 육박합니다. 그럼에도 제조업은 토지재산세를 분리과세해 종부세를 면제해주면서 호텔은 별도합산과세해 최고 1.6%의 종부세 부담을 져야 할 형편입니다. 이만저만한 차별대우가 아니지요."


현재 호텔업의 조세공과 비율은 매출원가 대비 3.2%.제조업의 0.4%보다 7배나 높다.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은 지난해부터 재산세 분리과세가 적용됐고 전시회장, 터미널부지 등도 올해부터 분리과세되고 있는 데 비해 동일산업군인 호텔업은 별도합산과세대상으로 종부세부담까지 지고 있다.


지난해 폐지된 부가세 영세율 적용제도 또한 호텔들의 비용부담을 더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부가세 영세율 적용제도 폐지와 종부세 부담으로 지난해 25%의 객실료 상승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엔 객실료가 지금보다 140% 이상 오를 수밖에 없다는 계산도 내놓고 있다.


"호텔에 대한 부가세 영세율 적용제도를 부활하고 토지재산세 분리과세도 인정해줘야 합니다.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빈약하고 음식값도 비싼데 호텔 객실료까지 치솟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는 관광수지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