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교통의 요충지이자 한우, 인삼, 사과 등으로 유명한 유교 문화의 보고(寶庫) 경북 영주시(시장 권영창)가 철도파업의 여파로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영주시는 현재 한국철도공사 영주지역본부가 지사로 격하될 위기에 처해 있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 지난해 말 철도공사의 조직개편 계획이 알려지면서 영주시측은 관내 각 기관과 단체의 대표 100여명으로 구성된 '철도공사 영주지역본부 지키기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규모 궐기대회와 촛불 집회를 여는 한편 철도공사를 항의 방문해 영주지역본부의 지사 격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철도공사측은 경영 합리화를 내세워 조직개편을 강행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철도파업으로 인해 철도공사의 부실한 경영 실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어서 조직개편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 영주지역본부 지키기'에서 더 나아가 중앙선 복선화 조기 완공, 철도사업 투자 확대 요구 등 철도 지키기 운동의 강도를 더해 나갈 계획이었던 영주시로서는 매우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역의 정예 인사 21명으로 구성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채비까지 갖췄지만 상황은 점점 영주시에 불리해져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영주시 인구가 12만명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 시청 간부 공무원을 중심으로 4개팀으로 구성된 '인구늘리기 종합대책반'까지 꾸릴 정도로 절박한 처지다. 그러나 머지 않아 철도공사가 계획대로 영주지역본부를 지사로 격하시키면 상당수의 본부직원과 가족 등 수 천명이 한꺼번에 영주를 떠나는 '대탈출'이 현실화될 수 밖에 없어서 '인구늘리기 대책'이 무색해질 우려가 높다. 영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힘겹게 철도 지키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철도파업으로 인해 조직개편이 가속화될까 걱정스럽다"면서 "그러나 파업을 계기로 화물 수송 등 영주지역본부의 중요성이 드러난 만큼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주=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