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1일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43)와 회동, 그를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하고 새 정부 조각을 요청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하니야 총리 지명자는 회동후 광범위한 층을 아우르는 `국민통합 정부' 구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니야 총리 지명자는 앞으로 5주 내에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하니야 총리 지명자는 이날 아랍 위성채널 알-자지라와 회견에서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을 포함, 새정부 구성 협상이 국내외에서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좌파 강경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은 이미 하마스 정부에 참여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또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FLP)도 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타당은 하마스 주도 정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마스의 정부구성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진영의 이스라엘 인정, 폭력포기 촉구 움직임도 가열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콜로라도 방문후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한 (그런) 정부에 자금을 지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이집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테러 진영에 한 발을 두고 다른 한 발을 정치에 들여놓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하마스에 대해 이스라엘 존재 인정 및 폭력투쟁 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압바스 수반도 하마스에 대해 이스라엘 인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체결한 각종 협정 존중을 요청했다. 하마스 지도자인 칼리드 마샤알은 미국과 유럽이 수용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하지 않는 한 대화는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한 이란의 역할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해 핵문제로 서방세계와 대치하고 있는 이란과의 공조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응했다. 하마스는 인터넷 홈페이지 `정치분석'란을 통해 서방의 경제적 압박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이스라엘에 대한 폭력행위 분출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하마스 지도부도 총선 승리 이후 조각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만큼 압바스 수반이나 서방세계와의 전면대치는 꺼리고 있어 향후 정부구성 협상 과정에서 절충안이 나올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