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1일 발표한 '유턴(U-turn)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은 우선 용산과 뚝섬 일대를 집중 개발한 뒤 서울의 최북단인 은평·미아·도봉지역까지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한강에 접한 용산과 뚝섬을 고급 중대형 주택단지로 조성,강남지역에 몰려 있는 주택 수요를 이전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이를 징검다리로 삼아 은평·미아·도봉지역의 주택 인기를 높일 수 있다고 시는 보고 있다.



하지만 용산과 뚝섬 일대는 지구단위 계획을 통해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개별적으로 진행 중인 개발 계획을 종합한 것에 불과해 강남지역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특히 강북 내 노른자위 지역을 개발함에 따라 강남 투기 수요가 강북으로 확대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용산·뚝섬 강북개발의 거점으로


시는 용산과 뚝섬 일대를 강북 개발의 거점으로 삼았다.


강남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는 데다 용산민족공원과 서울숲 등 쾌적한 주거지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 일대는 삼각지와 용산역 일대 100만평이 국제업무지구와 업무·문화·편의·주거기능이 복합된 부도심 지역으로 육성된다.


상업지역인 만큼 스카이라인도 대폭 높아진다.


국제업무지구는 350m,용산 민자역사와 용산역 전면,국제빌딩 주변지역 등은 150m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보광동 일대 33만1000평 규모의 한남 뉴타운은 중층 미니 신도시(5만명)로,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서빙고 아파트지구는 고층 주거단지로 정비된다.


경관 보호가 필요한 남산의 남쪽에 자리잡은 용산동 이태원동 갈월동 후암동 일대는 고밀도·저밀도 개발이 혼합된 미래형 주거단지로 조성되며 남산과 남산공원,앞으로 들어설 용산공원은 녹지축으로 연결된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남산 남측 구릉지는 자연과 조화를 이뤄 강남에선 찾아보기 힘든 친환경 고급 주택단지로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뚝섬 일대의 경우 그동안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성수동 준공업지역이 도심형 첨단 산업단지 및 자동차 특화단지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이 일대를 산업개발 진흥지구로 지정,각종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뚝섬 역세권 주변은 복합문화타운으로 꾸며지고,서울숲에서 영동대교에 이르는 주거지역은 뉴타운지구로 지정돼 탑상형 고층 고급 아파트지역으로 거듭난다.


이 밖에 화양·건대입구·능동로 지구단위계획 구역도 상업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청소년 특화 교육·문화 공간 등으로 특색 있게 개발되며 구의·자양 균형발전촉진지구 일원은 행정·업무·주거 복합지역으로 바뀐다.



◆구릉지-역세권 연계 개발


시는 '올릴 곳은 올리고 보호할 곳은 낮춘다'는 큰 틀에서 강북 개발을 활성화한다는 방침 아래 '구릉지-역세권 연계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시계획 방법론을 제시했다.


강북 발전의 장애 요소로 작용하는 구릉지와 개발이 쉬운 인근 역세권을 하나의 사업구역으로 지정해 정비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용산역 인근 역세권과 남산 남측 용산동(일명 해방촌)을 한데 묶어 개발하는 방식이다.


시는 역세권 지역에 용적률 40% 추가 부여 등의 인센티브를 준 뒤 이에 따른 개발 이익을 구릉지 개발에 사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종 주거지역 및 자연경관지구,고도지구 등 각종 규제로 인해 개발이 더뎠던 구릉지 개발에 탄력이 붙고,강북 개발도 촉진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강남·북 간 교육환경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 달까지 교육지원 조례를 제정해 취득세와 등록세의 1% 수준인 300억원을 교육환경 개선 예산으로 지원키로 했다.


은평·길음·아현뉴타운에 오는 2008년까지 자립형 사립고도 설립할 계획이다.


시는 오는 5월 강북 종합발전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