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윙백 또는 윙포워드 요원 최태욱(25.시미즈)의 별명은 '목사님'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점은 이미 올림픽대표팀 시절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별명이 하나 더 붙게 생겼다. 두번째 별명은 '아드보카트호 이발사'가 될 것 같다. 장기 전지훈련으로 삐죽삐죽 튀어나온 태극전사의 머리를 손질해줬기 때문이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대표팀 스태프에 따르면 최태욱이 갑자기 이발사가 된 사연은 이렇다. 태극전사들 중 거의 삭발에 가까운 머리를 늘 고수하는 조원희(23.수원)가 '제 머리를 깎다' 사고(?)를 친 것이다. 조원희는 최태욱이 늘 지참하고 다니는 전기 헤어 커터기를 빌려 단정하게 두발을 가다듬으려 했다. 그러나 이발에는 기술이 있는 법. 스스로 머리를 깎다보니 이른바 '각이 맞지 않아' 뒷머리에는 원형 탈모 현상이 일어난 것처럼 '꺼벙이 자국'이 두 군데나 생겼다. 보다 못한 최태욱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리고는 능숙한 솜씨로 '사고 흔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렸다고 한다. '팀내 이발사' 덕분에 간신히 머리를 손질한 조원희는 그래도 뒷머리에 이상한 부분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지 은근히 신경을 쓰는 표정이었다. 최태욱 자신도 머리를 깨끗하게 밀고 나왔는데 역시 '베테랑'답게 깔끔하게 손질돼 있었다. 머리가 긴 편인 막내 김진규(21.이와타)는 최주영 의무팀장에게 부탁해 앞머리만 눈을 찌르지 않도록 가지런히 손질했다. 조원희와 같은 사고는 막아야겠다는 생각에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