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이 이전할 홍성군 홍북면 및 예산군 삽교읍 일대 부동산시장은 지난 12일 발표가 나오기 며칠 전부터 소문이 돌면서 나와 있던 매물이 모두 회수되고 호가도 일제히 올라가는 등 다시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해 8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이후 기획부동산 등 외부 매수세력의 발길이 끊겨 땅값이 내림세를 보였으나 충남도청 확정 발표 이후 평당 7만원에 나와 있던 인근 덕산면 농지가 발표 다음 날인 13일 호가가 10만원으로 치솟는 양상이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도 크게 늘고 있다.




◆매물 회수‥거래는 어려워


지난 2003년 말부터 충남도청 이전계획이 구체화되면서 홍성군과 예산군 일대의 지가가 올라 평당 7만~8만원에 거래되던 홍북면 농지의 경우 15만원 선까지 올라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는 기획부동산들이 활개를 치면서 도로를 낀 일부 농토는 평당 40만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다.


도청 이전지 주변에서 태어나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방영진씨는 "재작년부터 외지인들이 인근 땅을 많이 매입해 수용지역의 80% 정도는 이미 '손바꿈'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외부 수요가 끊어져 토지시장은 최근까지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왔으나 충남도청 확정 발표를 계기로 다시 들썩이는 분위기다.


예산군 삽교읍 서왕공인 황수길 사장은 "며칠 전부터 나와 있던 매물들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며 "지난주에 평당 7만원에 팔겠다고 내놨던 덕산면 절대 농지도 10만원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고 해 애를 먹는 중"이라고 말했다.


발표가 난 지난 12일 오후부터 지역 중개업소에서는 다른 지역으로부터 매수 문의가 폭주하고 있지만 거래가 까다로워 실제로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는 많지 않다.


다만 대토와 투자를 병행하고자 하는 인근 행정복합도시 및 대전 서남부권 수용지역의 대토수요자를 중심으로 중개업소를 오가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미분양 아파트 '신바람'


특히 토지보다 거래가 쉬운 인근 지역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문의전화와 계약 건수는 이틀 사이에 크게 늘어난 상태다.


예산군 예산읍에 분양 중인 세광엔리치타워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발표 이후 13일 오전까지 10여명의 투자자가 찾아왔다"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프리미엄 차익을 기대하는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형 호재 발표로 건설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 등지에서 주택사업 부지를 검토했다가 분양성이 떨어져 검토를 중단한 상태였지만 도청 이전 발표로 사정이 바뀌었다"면서 "재검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예산=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