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1일 75세 생일을 맞아 크렘린을 방문해 성대한 축하 연회를 갖는다. 옐친 전 대통령은 퇴임후 생일에 모스크바 근교 저택에 고향 친구 등 지인들을 불러 부인인 나이나 여사가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해왔는데 올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에서 축하행사를 열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에서 옐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당신(기자)들은 그 당시를 편할대로 규정하고, 초대 대통령의 활동을 맘대로 평가할 수 있지만 옐친은 당시 러시아를 이끌며 러시아 국민들에게 가장 소중한 '자유'를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옐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가족들과 함께 크렘린을 방문, 알렉산드롭스키홀에서 환영 콘서트를 관람한뒤 게오그리예프스키홀로 자리를 옮겨 연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각료, 의회 의장 및 의원들, 주지사 20여명이 참석하게 된다. 특히 옐친 전 대통령 시절, 친분을 다졌던 각국 정상들도 크렘린을 찾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레오니드 쿠츠마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아스카르 아카예프 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밖에 옐친 전 대통령이 태어난 스베들로프스크주(州)의 에두아르드 로셀 주지사와 옐친이 졸업한 스베들로프스크 건축학교 동기들도 크렘린을 찾아올 예정이다. 크렘린측은 이날 축하연에 참석하는 인사가 25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옐친 전 대통령은 75회 생일 소감에 대해 "올초 증손자를 얻는 등 내 가족이 16명에 이른다"면서 "가족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1일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지성, 의지, 인간미 등 3가지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성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하고 의지는 이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하지만 요즘 정치인들은 의지가 박약한데 이는 나라를 무너뜨리고 영토를 빼앗기고, 국민의 희생을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난 퇴임을 앞두고 이러한 덕목을 갖춘 젊은 세대 정치인을 찾았고 푸틴에 주목했다"면서 "그는 지성과 의지를 갖고 있을 뿐아니라 정치에서 인간관계의 가치와 깊이를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