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처음으로 아파트를 짓지 않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성동구 금호동 1가 산 37 일대 노후 단독주택 지역(금호 1∼7지구) 전체를 주택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해당 자치구 및 주민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재개발 사업이지만 아파트는 짓지 않고 공원만 만드는 대신 원주민들에게는 SH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의 입주권을 주기로 했다. 시 계획대로 이 지역에 공원이 들어서면 단절돼 있던 응봉산 근린공원 대연산지구와 응봉산지구가 '생태 도로'로 연결되면서 녹지축이 복원돼 주변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이처럼 특이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이 지역이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사업성이 없어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이 일대는 면적이 2350평(7770㎡)에 불과한 데다 부지가 좁고 도로도 끼고 있어 각종 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를 높게 지을 수 없다. 1973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2000년 6월 임대주택을 포함한 아파트 2개 동을 짓는 저밀도 재개발 계획이 마련됐지만 주민들은 모두 분양아파트로 짓자며 반대해 계획이 무산됐다. 그런 와중에 이 일대에 들어선 주택 52가구가 모두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돼 철거가 불가피한 상태다. 이에 따라 2001년 시는 공원을 조성키로 계획을 바꿔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주민들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특정 아파트(우면지구와 세곡지구) 입주권을 요구해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일대 부지가 모두 시유지여서 사업비는 철거 및 이주 보상비를 포함해 40억원가량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상훈 서울시 주거정비과장은 "건설교통부의 최종 법률 검토를 거친 뒤 해당 구청 및 주민과 협의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르면 오는 3월께 기본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