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일대 99만여평에 조성된 용인 동백지구의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된다.


이곳에서는 다음 달부터 3600여가구가 입주하는 것을 비롯 올해 말까지 1만6000여가구가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죽전 지구보다 평당 500만원 저렴


우선 다음 달 입주가 진행되는 동보노빌리티(481가구·33~44평형) 한라비발디(894가구·33~46평형) 현진에버빌(320가구·39~56평형) 등은 지구 중심인 호수 공원과 근린 공원을 끼고 있는 알짜 단지로 꼽힌다.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의 경우 프리미엄이 평형에 따라 1억~1억5000만원 붙어 있어 지난해 8·31대책 발표 직후 약세를 보인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공원 조망이 가능한 층의 경우 2000만~3000만원 정도의 추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하지만 분양가와 프리미엄을 합친 아파트 시세는 30평형대가 평당 1000만원 선으로 죽전 지구(평당 1500만원)보다 평당 500만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중동 H공인 관계자는 "죽전 지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급매물을 잡으려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동백 지구는 대부분 30평형대로 이뤄져 있어 상대적으로 희소 가치가 높은 40~50평형대 매물을 노리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수요자라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입주 초기를 매수 타이밍으로 잡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동백지구는 입주 직후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면 정상 거래가 가능하다.



◆전셋값은 추가 하락할 수도


전세 물량도 풍부한 편이어서 전셋값은 당분간 약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투자 목적으로 2~3가구를 분양받은 다주택자들이나 구갈 지구 등 인근의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해 입주를 포기한 채 전세로 돌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전셋값은 현재 30평형대가 8000만~1억원,40평형대가 1억2000만~1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특히 전셋값이 훨씬 비싼 인근 죽전 지구의 전세계약 만료일이 동백지구 입주 시기와 겹치면서 전세 수요가 꾸준히 늘겠지만 통상적으로 입주 초기에 겪는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셋값이 당분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근의 S공인 관계자는 "좀 더 싼 값에 전셋집을 얻으려는 수요자들이 4월 이후로 전세 계약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판교 후광효과 볼까


판교 후광효과가 동백 지구까지 확산될지도 관심거리다.


동백지구 인근의 J공인 관계자는 "죽전 지구가 난개발 방지 차원에서 택지지구로 지정된 곳이라면 동백 지구는 택지지구 본래의 취지에 맞게 철저한 계획에 의해 조성된 곳"이라며 "기반 시설이 모두 들어서는 3년 후쯤이면 죽전지구 시세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론도 만만찮다.


우선 서울 출퇴근권으로 보기에는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데다 지구를 지나는 경전철도 오는 2008년에야 개통되는 등 대중교통 여건이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판교 후광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S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몰릴 경우 입주 초기 공급과잉 상태와 맞물려 가격 하락세가 오래 이어질 수도 있다"며 "수요자들에게 단순 베드타운 기능을 뛰어넘을 정도의 매력을 가질 수 있느냐가 동백지구 집값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