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지사는 16일 경기도 중소기업지원 종합센터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정 경험을 바탕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며 지사 임기 후 대권도전을 위한 정치 행보에 나설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회견문에서 자신이 도지사로 재직하면서 이룩한 업적과 남은 임기동안의 할 일 등 경기도 행정에 대한 설명에 역점을 두었으나 이어 진행된 일문일답에서는 자연스럽게 그의 대권도전을 위한 행보와 정치적인 견해 등에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 후보로서 1%대의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리고 대권 경쟁 조기 과열에 따라 대통령 레임덕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 나를 `저평가 우량주'로 평가한다. 우량주는 반드시 제대로 평가 받게 된다. 그리고 레임덕은 이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적으로 대통령의 책임이다. 지금부터라도 정치판을 흔들려 하지 말고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위해 일한다면 레임덕은 지금이라도 불식될 수 있을 것이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유보하고 있다. ▲ 지금껏 땀으로 경기도를 적셨듯이 경기지사를 마치면 땀으로 대한민국을 적시겠다. 그 표현으로 이해해달라. --차기 지사는 정치인보다 실무형이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주변에서 일을 열심히 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일하는 지사가 왔으면 좋겠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경기지사로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 --차기 도지사 선출 과정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 ▲현재 거론 중인 여야 후보 모두 훌륭한 덕목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후임으로 어떤 사람을 선정한다는데 집착하지 않겠다.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자체가 도정을 왜곡하는 것이다. 퇴임하는 날까지 지사로서 일에만 전념하겠다. --경기지사의 덕목과 차기 지사가 지속해야 할 시책을 꼽는다면. ▲ 경기지사는 경기도의 위치와 위상에 대한 확실한 신념이 필요하다. 글로벌한 안목을 갖고 통합과 융합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끌고가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하나하나 챙겨갈 실사구시적 자세가 필요하다. --올 지방선거에 행정관료출신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대거 나설 태세다. ▲오랜 행정경험의 지혜, 신망, 덕망이 새로운 자치 시대에 적용될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 그러나 모든 단체장이 행정 공무원 출신으로만 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는 않고 그 역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바로 잡힐 것이다.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한 견해는. ▲황우석 바이오 장기연구센터는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다. 연구센터는 황 교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 바이오 장기 연구를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기 때문이다. `황우석' 이름의 계속적 사용 여부는 검찰 등의 진실규명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기다려도 늦지 않다. 황우석 팀 연구에 대해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 지원중단은 가능성을 뿌리째 뽑는 일이다.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이 경기도 간부를 만난 일은 있으나 나와의 면담을 주선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노씨 개인이 판교에 병원을 세우고 싶다는 일방적 희망을 밝혔다고 한다. --임기중 김정일 위원장과의 단독면담 계획은 있는가. ▲북한에 대한 협력과 지원은 북한의 민생을 살리고 경제기반을 튼튼히 해서 통일의 전제조건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해로 북한 지도자와 만날 계획은 전혀 없고 추진한 것도 없다. 지난해 벼 수확 당시 북측이 아리랑축전 관람을 전제로 달기에 가지 않았다. --북한의 개혁개방 방법에 대한 견해는. ▲김정일 위원장의 광둥성 방문은 의도가 있을 것이다. 남북한의 통일과 평화체제 정착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옥죄고 압박한다고 해서 통일을 이룰 수는 없다. 북한의 인권 문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 주민의 억눌린 생활은 벗겨져야 하지만 구호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수원=연합뉴스) 강창구 안용수 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