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주식 투자자들이 위험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은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고 물가 상승률이 낮을 때다. 이는 정부가 기업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때 가능하다. 미국에선 1965~1982년 정부 정책이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자 주가가 지지부진했다. 증시는 1982년 8월 레이건 대통령의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로 잠시 상승세를 탔지만 1983년 중반부터 1년간 다시 미끄러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있지도 않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상승)을 잡겠다며 금리를 끌어올린 게 화근이었다. 1987년에는 달러화 가치를 낮추려는 잘못된 시도가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S&P500지수가 3개월 만에 15%나 폭락한 것도 따지고 보면 아버지 부시가 "새로운 세금은 없다"던 공약을 파기할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1992~1994년 주식시장은 정부의 변덕스러운 통화정책과 건강보험 국유화 논의,세금 인상으로 맥을 못췄다. 2000년에는 연준리가 193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면서 증시가 아예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길게 보면 미국 증시는 1982년부터 2000년까지 호황 국면이었다. 폭락 뒤에는 곧바로 반등이 나타나면서 증시가 업그레이드됐다. 이는 무엇보다 미국의 정부 정책이 (일시적인 이탈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쪽으로 되돌아온 덕분이다. 올해 투자자들은 이 같은 증시 패턴이 바뀌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미국 증시가 향후 수십년간 연 5% 이하의 저수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 정책 중에는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 5년간 미국의 통화정책은 '롤러 코스터'나 다름없었다. 2000년에는 긴축이 지나쳤던 데 반해 2001년과 2003년에는 긴축 완화가 도를 넘었고 지금은 다시 과도한 긴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 기간 연방 정부의 지출은 국내총생산(GDP)보다 빨리 증가했고 사베인스-옥슬리법 같은 강력한 규제가 생겨났으며 보호주의가 강화됐다. 2001년 3분기 이후 현재까지 미국 기업의 세후 이익이 80%나 늘었지만 이 기간 S&P500지수가 8%도 오르지 못한 것은 이 같은 정책 실패 탓이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시행된) 자본이득과 배당소득에 대한 감세 정책은 다른 정책 실패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투자자 계급'의 힘이 커지면서 '부(富)의 창출'을 지지하는 정책이 확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결국 미국 증시는 앞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이다. 정리=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 ◇이 글은 미국 투자회사인 클레이모어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전략가 브라이언 웨스베리가 최근 다우지수가 11,000선을 돌파한 직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슈퍼마켓(Supermarket)'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