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의 경쟁력이라면 젊음과 창의력이 넘치는 디자인이 강점이죠."


삼성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에서 올해 디자인상을 받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이승호 선임디자이너(32).올해 삼성 최고의 디자인 인력으로 뽑힌 그에게 삼성 제품의 경쟁력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이씨가 디자인을 맡고 있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중·대형 LCD TV인 '파브(PAVV)'.유럽 미국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는 삼성의 LCD TV가 모두 그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다.


"아직까지도 세계 시장에서 'TV는 소니'라고들 합니다.


소니의 오랜 브랜드 인지도와 함께 소니만이 지닌 디자인 때문이죠.이제는 삼성의 디자인도 이에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소니에 견줄 수 있는 삼성만의 경쟁력으로 '젊음'과 '도전'을 들었다.


"소니에 비해 삼성전자의 디자이너들은 매우 젊습니다.


젊은 인력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만큼 실패할 위험도 크지만,거꾸로 생각하면 역동적이면서도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내는 토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2년동안 외부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다 2000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씨의 디자인 경력은 7년 남짓에 불과하다.


내로라하는 경쟁사 디자이너들에 비하면 아직 초보지만 그가 이룬 성과는 놀라울 정도다.


이씨가 2004년과 지난해에 디자인한 TV인 'R(로마)시리즈'와 'M(밀라노)시리즈'는 지난해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인 'CES 2005'에서 혁신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또 유럽영상음향협회상(EISA 어워드)과 독일산업디자인협회가 주는 'iF(International Forum Design) 디자인상' 등 10개의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받았다.


이씨는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삼성만의 가치,즉 삼성의 기업혼을 담은 디자인으로 전세계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