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에서 단식농성중인 한국 시위대의 조속한 방면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홍콩 민중 WTO감찰연맹(민중연맹)이 10일 밝혔다. 그러나 홍콩 당국이 11일 재판을 앞두고 시위대에 대한 엄정한 처리를 재차 공언하면서 검찰의 공소 취하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9일을 한국 시위대 무죄방면 촉구를 위한 국제 행동일로 정한 민중연맹은 이날 10여개 각국 도시에 주재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한국인 방면을 요구하는 단식투쟁, 항의집회 등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반세계화 단체 아탁(ATTAC) 독일지부 소속 회원 17명은 홍콩 당국이 한국인 등 시위대 14명에 대한 공소를 취하하고 조속히 귀국시킬 것을 요구하며 하루동안 동조 단식 농성을 벌였다. 한니 그라만 아탁 독일지부장은 독일주재 중국대사관에 "홍콩 당국이 억류하고 있는 이들은 소농이나 공장 노동자로 WTO 체제하에서 가장 억압받는 사람들"이라며 "홍콩에서 구속된 동지들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방글라데시 쿨나에선 300여명의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시위대의 석방을 요구하는 인간 띠가 만들어졌고 동조 단식투쟁도 벌어졌다고 민중연맹은 전했다. 스리랑카 토지.농업개혁운동(MONLAR) 등도 이날 현지 중국대사관 앞에서 150명의 농.어민, 노동자들이 항의집회를 가졌으며 인도네시아 농민연맹(FSPI) 소속 농민200여명도 자카르타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대의 무죄 방면을 촉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밖에도 미국, 필리핀, 인도 등의 중국대사관 앞에서도 시위대 방면 촉구 시위가 벌어졌고 스위스,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엔 항의 편지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웡옌룽(黃仁龍) 홍콩 율정사장(법무 담당 부총리격)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면담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홍콩은 일관된 정책하에 이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며 "현재 증거를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지휘를 맡고 있는 웡 사장은 또 "다른 모든 사건과 마찬가지로 어떤 두려움이나 특혜 조치도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처리될 것"이라며 시위대에 대한 공소취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어떤 사람도 자유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사용한다면 반드시 법률절차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시위대에 대한 엄정 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