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암(巨巖)과 장송(長松) 등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해 구한말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6호 `석파정(石坡亭)'이 경매에 오른다. 10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종로구 부암동 석파정이 오는 13일 최저매각가 48억2천900만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석파정은 조선 25대 철종과 26대 고종 때 영의정 등 고위직을 지낸 김흥근(金興根)이 경영한 별서(別墅)였지만 흥선대원군 이하응(李昰應)이 집권한 후 몰수해 자신의 별장으로 사용한 곳이다. 석파정은 소유자가 부채 10억원을 갚지 못해 2004년 12월 감정가 75억4천600만원에 경매에 넘어가 작년 11월과 12월 두차례 유찰된 후 가격이 감정가의 64%인 48억2천900만원까지 떨어졌다. 원래 석파정 인근에 '삼계동(三溪洞)'이라고 새겨진 바위가 있어 '삼계동정자(三溪洞亭子)'라고 불렸지만 훗날 흥선대원군이 차지한 후 자신의 아호를 '석파(石坡)'라고 한 뒤 건물 이름도 '석파정'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석파정은 이후 흥선대원군의 후손인 이희(李熹), 이준(李埈) 등의 별장으로 세습돼다 한국전쟁 후에는 천주교가 경영하는 `코롬바고아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석파정은 안채와 사랑채, 별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사랑채와 '삼계동(三溪洞)' 바위 사이에 건물이 있었지만 이는 서예가 손재형(孫在馨)이 1958년 종로구 홍지동으로 옮겨 1974년 '대원군별장'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됐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부장은 "이곳은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1천여평을 제외한 나머지 약 88.9%의 부지는 개발제한구역과 문화재보호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있어 취득 후 개발보다는 문화재 특성을 활용한 수익사업이 적합한 물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