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설연휴를 전후해 검찰 수뇌부가 대거 교체되고 다음 달 초순께 검사장급 승진 및 보직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검찰 안팎에서 하마평이 무성하다. 지난해 김종빈 총장의 갑작스런 퇴임 이후 출범한 `정상명 체제'의 검찰 인사는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던 만큼 이번에는 상당한 자리 이동과 대규모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임승관 차장외 17회 퇴진할 듯 = 검찰 인사폭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상명 검찰총장의 동기인 사시 17회의 거취다.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임승관 대검 차장, 유성수 의정부지검장, 이기배 수원지검장 등 5명이 총장의 동기생들이다. 이른바 `집단지도체제'라는 검찰 초유의 수뇌부를 구성했던 이들은 `검찰조직 안정'이라는 소임을 다한 만큼 대부분 용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서울중앙지검의 안기부 도청수사와 두산그룹 비리수사가 마무리됐고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한동안 동요했던 검찰이 `정상명 체제' 가동 이후 조기에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이 그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임승관 대검 차장은 업무의 영속성과 지역안배 등을 감안하면 잔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다른 동기들과 달리 임 차장은 자리를 옮긴 지 얼마 안됐고, 호남 출신인 임 차장이 용퇴해 한 기수 후배인 18회 출신을 후임에 발탁할 경우 총장과 차장이 모두 영남출신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유임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18회 가운데 김희옥 법무부차관, 문영호 부산지검장, 홍경식 대전고검장이 영남출신이고 홍석조 광주고검장과 정동기 인천지검장은 서울, 고영주 서울남부지검장은 충남 출신이다. 임 차장이 총장과 사시는 동기이지만 대학은 후배이고 성품이 온화하며 사석에서 총장을 `형님'이라고 부를 만큼 두 사람간 관계가 끈끈해 `2인자' 역할을 잘 소화하리라는 평가도 잔류설을 뒷받침한다. ◇ 검찰 `빅4' 인사가 주목 = 검찰내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 등에 어떤 인물이 오를지도 이번 인사에서 큰 관심사다.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는 문영호 부산지검장(18회), 박상길 대구지검장(19회), 임채진 법무부 검찰국장(19회) 등이 거론된다. 임채진 국장이 유력하다는 소문과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다른 인물을 고를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임 국장이 검찰국장 자리를 떠날 경우 후임에는 이훈규 창원지검장(20회)이나 문성우 청주지검장(21회)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법무부 검찰1과장 출신인 두사람 중 이 지검장은 `원만한 성격'을 바탕으로 정치인 출신인 천정배 법무장관과 금방 코드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문 지검장은 기획력과 리더십이 뛰어나 검찰 선후배들로부터 두루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게 장점이다. 대검 중수부장을 교체할 경우 이승구 법무부 감찰관(20회)과 문효남 대검 감찰부장(21회)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김태현 울산지검장(20회), 명동성 사법연수원 부원장(20회), 신상규 부산고검 차장(21회) 등의 이름도 나온다. 특수통 출신인 이승구 감찰관은 최근 잇따른 `부실수사' 논란으로 무용론까지 제기됐던 중수부를 중흥시킬 적격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 게 잇점이고 문효남 부장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게 강점이다. 문성우 청주지검장이 검찰국장에 기용되지 않을 경우 동기인 천성관 서울고검 차장과 대검 공안부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 검사장 인사는 = 17∼18회에서 4∼5명이 퇴진할 경우 그 만큼의 검사장 승진요인이 발생한다. 이미 검사장을 낸 사시 21∼22회에서 1∼2명을 승진시키고 나머지는 사시 300명 시대를 처음 연 23회(연수원 13기)에게 검사장 자리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발탁인사 차원에서 사시 24회중 일부를 승진시킬 가능성도 있다. 21회에는 서울고검 김명진 형사부장과 박윤환 송무부장이, 22회에는 이한성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있다. 23회에서는 조근호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서울중앙지검 황희철 1차장, 황교안 2차장, 박한철 3차장, 박태규 고양지청장, 차동민 안산지청장, 박철준 부천지청장 등 7명이 선두권으로 꼽힌다. 박용석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공성국 수원지검 1차장, 한상대 인천지검 1차장, 박성득 대구지검 1차장, 박태석 서울동부지검 차장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인사권자인 법무부장관이 내부 평가자료만 보고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의외의 인물이 중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