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의 '컨버전스(융합)' 바람이 새해 초부터 거세다.


목걸이형 MP3플레이어를 닮은 휴대폰이 나왔는가 하면 음악이나 동영상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휴대인터넷 기능을 갖춘 다목적 게임기 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06'에서도 각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다양한 컨버전스 제품을 내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는 영상 기술을 중심으로 음성 기술,광학 기술,방송 기술 등이 결합되면서 전자제품의 고유 영역을 파괴한다.


휴대폰에 카메라,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의 기능이 더해지고 카메라,DMB,내비게이션 등의 기능이 종횡으로 묶이는 게 대표적 예다.


레인콤은 3일 휴대인터넷(와이브로)으로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단말기 '아이리버 G10'을 공개했다.


음악을 듣는 MP3플레이어는 물론 동영상을 보는 PMP로도 쓸 수 있는 컨버전스 제품으로 이번 CES 전시회에 출품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날 목걸이형 MP3플레이어처럼 생긴 '리얼 MP3폰Ⅱ'를 선보였다.


상단에 음악을 검색하는 '조그 다이얼'이 있고 둥그스름한 생김새가 MP3플레이어를 연상시킨다.


이 제품도 'CES'에서 소개된다.


카메라와 캠코더에도 다양한 기능이 결합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이날 PMP와 MP3플레이어 기능이 있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11 PMP'를 선보였다.


기본 기능은 디카지만 2.5인치 액정화면을 통해 동영상을 감상하고 MP3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컨버전스 제품이다.


이에 앞서 작년 말에는 삼성전자가 디카와 캠코더를 결합한 '미니켓 포토'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소형 캠코더면서 500만화소 디카 기능도 구비했다.


게다가 지상파 DMB,MP3플레이어,녹음기 기능까지 갖춰 '정체를 알 수 없는 제품'이란 말까지 나왔다.


디지털 기기의 컨버전스 바람은 통신과 방송이 본격적으로 융합되는 올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 판도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도 없지 않다.


2004년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소비자의 요구와 무관하게 카메라폰 화소 경쟁을 벌이다 슬림폰 경쟁에서 외국 업체에 뒤진 것이 한 예다.


그러나 컨버전스는 대세이고 이 경쟁에서 뒤진 업체는 밀려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