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주도로 건설되는 공영개발 아파트에 적용되는 후분양제는 공사에 들어가기 전 주택을 분양할 수 있게 한 선분양제와 달리 공사가 40% 이상 이뤄진 후에만 분양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인천 동양지구 주공아파트(3단지)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올해 말 분양되는 의왕 청계지구와 오는 2009년 11월부터 공급되는 송파신도시에 적용될 예정이다.
후분양제의 특징은 청약 대기자들이 모델하우스가 아니라 실제 입주할 아파트와 똑같은 주택의 내부와 외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분양을 받은 후 입주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선분양제보다 짧아 중도금과 잔금 등의 금융비용 부담도 적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발코니 트기를 입주 후에 개별적으로 해야 하고 중도금 납부 횟수가 줄어드는 만큼 한 번 내는 금액이 종전보다 2~3배까지 늘어나는 등 불편한 점도 없지 않다.
◆모델하우스 아닌 '샘플하우스'
후분양제를 채택한 인천 동양지구 주공 3단지는 모델하우스 대신 시공현장에 바닥공사를 포함,마감공사까지 일찍 끝낸 2가구를 '샘플하우스'로 방문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샘플하우스는 분양가에 포함되는 발코니 새시를 비롯해 조명과 바닥재 문틀장식 하나까지 입주할 아파트의 실제 모습 그대로다.
샘플하우스를 둘러본 인천 박촌동에 사는 정영복씨(39·여)는 "모델하우스는 보통 보조 조명을 쓰고 평면도 실제보다 1~3평 정도 넓어 실제 입주하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며 "후분양 아파트는 입주까지의 기간도 짧아 인테리어를 유행에 맞춰 바꾸는 불편 등이 없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1회당 중도금 납입금액은 늘어
후분양 아파트는 소비자의 금융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계약에서 입주시점까지 중도금 대출 후 이자를 납부하는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근 굿모닝공인 관계자는 "분양가가 비슷했던 '한화 꿈에그린' 24평형은 분양계약 후 입주까지 3년이나 걸려 계약자들이 중도금 이자비용을 1000만원 넘게 부담했다"며 "주공 3단지는 이 기간이 7개월에 불과해 그만큼 이자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중도금 납입 횟수가 줄어드는 데 따라 1회당 납입금액이 올라간다는 점은 부담이다.
동양 주공 3단지의 경우 올 3월과 6월 두 차례 중도금을 받아 통상 여섯 번인 선분양 아파트에 비해 회차당 납입금액이 2~3배까지 늘어나게 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