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8·31 부동산대책 후속 조치가 반영된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주택청약 관련 제도도 바뀌게 된다. 공공택지 내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 금지 기간이 늘어나는 등 투자 목적의 '묻지마' 청약이 어워지면서 실수요자와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청약관련 제도에 많은 손질이 가해지는 만큼 청약하고자 하는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현재 공공택지에 세워지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아파트에만 적용되는 원가연동제가 내년 2월부터는 공공택지 내 모든 아파트에 확대·적용된다. 따라서 정부가 고시하는 표준건축비 이상으로 건축비를 책정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분양가가 규제되는 셈이다. 또 원가연동제 시행 이후 청약과열과 투기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양권 전매제한 요건도 동시에 강화된다. 공공택지 내 전용 25.7평 이하 아파트의 경우 수도권 과밀억제·성장관리권역은 계약 후 10년,나머지 지역은 5년 동안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전용 25.7평을 넘는 중·대형 평형은 과밀억제·성장관리권역은 5년,기타지역은 3년간 전매를 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자칫 단기 차익을 노리고 청약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재당첨 금지 기간도 부활돼 중소형 아파트는 지역별로 당첨 후 5~10년,중대형은 3~5년간 다른 아파트에 순위 내 청약을 할 수 없게 된다. 당첨 후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 규정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전용 25.7평을 넘는 아파트에는 원가연동제 이외에도 최초 입주자가 나중에 집을 팔면서 챙기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해 채권입찰제가 적용된다. 채권입찰제는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차액(상한액)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채권을 산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분양권을 주는 제도다. 아울러 지난달 10차 동시분양을 끝으로 서울시 동시분양이 폐지되면서 내년에는 실수요자들의 청약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분양 제도에서는 여러 아파트 중 한곳만 선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개별 단지별로 청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에 아파트를 구하려는 실수요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통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동안 청약열기가 인기단지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그만큼 당첨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