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민.노동자들의 격렬한 폭력시위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민들의 한국 시위대에 대한 인상이 그렇게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 17일 한국인들의 시위 직후인 18∼19일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시위대의 활동을 용납할 수 있다는 답변이 56.6%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이 27.6%로 나타났다고 20일 보도했다. 빈과일보(빈果日報)가 지난 18일 홍콩 시민 224명에게 물은 결과에서도 36.7%가 시위자들에 대해 여전히 호감을 갖고 있으며 반면 22.1%는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다. 지난 13, 14일 명보의 설문조사에서 한국 시위대의 활동에 대해 60.8%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보다 호감도가 약해지긴 했지만 17일 과격시위로 인해 홍콩 여론이 악평 일색으로 변한 것은 아니라는 증거다. 이와 함께 빈과일보 설문에서 시위대들에 대한 경찰의 조치는 `좋았다' 54.1%, `보통이다' 31.2%, `좋지 않았다' 10.6%로 나타났다. 특히 당일 시위에서 한국인들의 격렬한 시위를 지켜보던 상당수의 홍콩 시민들이 시위대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홍콩 시민 10여명은 또 19일 한국인 연행자들이 수용돼 있던 쿤통(觀塘) 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연행된 시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는 그동안 경찰 공권력에 다소 억눌린 감정을 갖고 있던 홍콩 시민들이 한국 시위대의 저돌적인 몸싸움에 일정 부분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홍콩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있는 가톨릭 홍콩 교구 조셉 쩐(陳日軍) 주교는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방하며 한국 시위대들의 신원보증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19일 오후 무혐의로 풀려난 한국 시위대들은 "아이 러브 홍콩" 등을 외치며 홍콩 시민들의 성원과 지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시위에 참가했다 출국길에 나선 김유중씨는 "시위기간 홍콩 시민들의 숱한 불편과 경찰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홍콩시민들의 지지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영원히 홍콩을 잊지 못할 것이며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