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전체 취업자 수는 2300여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 늘었지만 20대 취업자 수는 417만9000명으로 오히려 3% 감소,청년실업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남성 취업자는 196여만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5.8% 줄어 99년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만명대를 계속 유지하던 청년 남성의 취업자 수도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190만명대에 그쳤다. 남성 청년 취업자 수가 200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취업자 수 월별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82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청년실업이 악화되면 사회적·국가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에 경기도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구직자 중심의 청년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경기청년뉴딜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수원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경기청년뉴딜사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추진 방향을 살펴보는 좌담회를 가졌다. [ 참석자 ] 고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원 김봉완 숙명여대 교육학 교수 김우승 한양대 안산캠퍼스 산학협력 실장(사회)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이사 한석규 경기도경제투자관리실장 -------------------------------------------------------------- ◆사회(김우승 한양대 안산캠퍼스 산학협력실장)=경기도는 올해부터 4년간 일자리 100만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기도가 추진 중인 정책은 무엇인가. ◆한석규 경기도경제투자관리실장=경기도는 우선 첨단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어연·현산,현곡,장안 등 외국인 투자기업 전용 임대 산업단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또 문화 관광 영상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해 이 분야에서도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구직자 중심의 체계적 청년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경기청년뉴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여성,신용불량자,농어업 종사자 등 취약 계층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데도 힘쓸 것이다. ◆사회=이번 좌담회의 주제인 청년실업과 관련해 경기도가 추진 중인 정책과 그 성과를 소개해 달라. ◆한 실장=경기도는 영국의 청년뉴딜사업을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벤치마킹해 올해부터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취업 지원사업인 '경기청년뉴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밀착상담(6주),직장체험(9개월),직장알선(3개월) 등의 과정을 거쳐 청년층 개개인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577개 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향후 청년뉴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 평가지표를 새로 개발하고 평가단도 구성할 계획이다. ◆고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원=우리나라 청년층 실업의 원인은 대졸 구직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이들이 기업이 원하는 직업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기업이 경력자를 선호하고 직업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점도 실업요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경기도의 청년뉴딜사업은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직업 경험 강화,필요시 교육훈련 제공,적절한 취업처 알선,개인중심적 상담과 집중적인 사후 관리 등 청년층의 실질적인 취업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직자들이 지원 대상에 많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김봉환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실업 대책은 청년층 실업의 원인을 수요·공급·인프라 측면에서 분석한 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한 만큼 매우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자리 창출 목표 역시 공허한 수치가 아니라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규 구직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도록 만드는 방안에서는 조금 미흡해 보인다.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우리나라 실업의 가장 큰 문제점인 청년층의 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청년 구직자들에게 정보를 최대한 많이 주고 이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보완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전문가들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선 구직자들이 무엇보다 기업들이 원하는 직업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나. ◆김 대표=무엇보다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에서는 전공과목 중심의 교육이 잘 수행됐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과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경기도가 이런 과정이 잘 진행되도록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김 교수=학생들과 기업체 간의 접촉 기회가 강화될 수 있도록 방학기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기업체에서 현장 실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비용을 보조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경력자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경기도가 시행 중인 청년실업 대책에서 좀더 보완해야 할 점을 지적해 달라. ◆김 대표=중소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해야 한다. 청년실업은 계속 늘고 있지만 실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많다. 중소기업의 홍보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청년층의 해외취업을 돕기 위해 구체적인 채용으로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고 부연구원=기존 사업을 백화점식으로 확대하는 것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회적인 취업박람회를 여는 것보다는 상시적인 취업 알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해외취업의 경우 사전 교육과 관리가 중요하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진로지도를 실시하고,대학 재학생들에게도 미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김 교수=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 중 '밀착 상담'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밀착 상담이 성공하기 위해선 상담원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게 관건이다. 향후 경기도 내 취업 관련 상담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