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ㆍ재개발 기상도] 지방 재개발시장도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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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주택 재개발 사업이 지방 대도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시기가 사업 초기단계로 대폭 앞당겨지고 지방의 분양가도 크게 상승하는 등 수익성과 개발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재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특히 '8·31 부동산대책' 발표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움츠러들자 대형 건설업체들이 지방 재개발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치열한 수주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는 지방 재개발 '원년'
지방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는 데는 시공사 선정 단계가 종전보다 앞당겨진 영향이 크다.
재개발 사업은 일반적으로 '구역지정-추진위원회 설립-조합 설립-사업시행인가' 등의 순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종전에는 사업시행인가 후에나 가능하던 시공사 선정시기가 지난 4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이후 추진위원회 설립 이후로 크게 앞당겨졌다.
재개발과 함께 도시정비사업의 양대 축(軸)을 이루고 있는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렇다 할 사업물량을 찾지 못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부산 등 재개발 수요가 많은 곳에서 본격적인 수주경쟁을 벌이는 것도 지방 재개발 활성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들어 지방권 아파트의 분양가가 크게 오른 것도 재개발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업체들이 평당 600만원대 이상의 분양가를 재개발사업의 필수조건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빈 땅을 사서 신규 사업을 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부산 대전 천안 등 지방권 도시의 도심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재개발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지방 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또다른 이유다.
◆부산 재개발 열기 '후끈'
지방권에서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보이고 있는 곳으로는 부산 대전 천안 등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인천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재개발 사업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사업이 추진되는 곳만 4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70%가량이 아직 시공사가 선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형업체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고 있다.
부산지역 주택재개발구역 중 최대 관심 지역인 남구 대연2구역은 오는 23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의 물밑 수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GS건설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이 사업 수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부지면적 총 7만7000여평에 3900여가구를 건립할 연제구 거제2동 거제2구역도 이달 중 조합설립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연2구역,거제2구역과 함께 부산권 재개발구역의 '빅3'로 꼽히는 동래구 온천2구역도 33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연말까지 정비구역 지정,조합설립 인가 등을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부권은 대전 인천이 활기
대전지역도 인근 충남 연기·공주지구로 행정도시가 이전해 온다는 기대감으로 중구 등 옛 도심권을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만 10개 지역이 넘는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중구 대흥동 대흥 1구역은 현재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로 모두 11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충남 천안도 지역 내 첫 재개발 사업지구인 문화·원성지구(1522가구)가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이며 인천지역은 부평동 부평5구역과 산곡동 산곡1구역의 재개발 사업 추진속도가 빠른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당분간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대신 재개발 방식의 광역개발을 통해 도심권 노후주택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재개발 시장의 사업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