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강연과 만찬 행사가 정부 핵심 인사와 여야 정치인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8월 이후 폐렴 증세 등으로 두차례 병원에 입원했던 김 전 대통령은 기립박수를 받으며 행사장에 입장한 뒤 건강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덜어내듯 밝은 표정으로 행사에 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별강연에 앞서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오후 출국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대신해 이병완(李炳浣) 대통령 비서실장이 축하 메시지를 대독하자 가볍게 목례를 건넨 뒤 "대통령께서 외국여행으로 바쁘신 가운데 훌륭하고 과분한 메시지를 보내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특별강연을 통해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마음속 깊이 되새기면서 위기에 처한 세계와 한반도 평화에 대해 큰 책임을 절감한다"며 소회를 밝힌 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제1단계 남북연합' 진입을 역설했다. 그는 강연을 끝낸 뒤 한 참석자가 북한 인권 해법을 질의하자 "제일 어려운 질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북한 인권문제겠다 싶어 가급적 그 질문이 안나왔으면 했는데 그 질문이 나왔다"면서 여유롭게 받아넘겨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뒤이어 특유한 유창한 말솜씨로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의 먹고 사는 인권, 병고치는 인권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사회적 인권에 공헌한 바가 크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며, 북한의 생존, 인도적 인권을 지지하면서 정치적 인권에 점진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특별강연 연사로 나선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굉장히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찬사를 보낸 뒤 "한반도 통일은 인내심을 갖고 끈기있게 접근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참여정부 핵심인사, 여야 각당 대표와 대권 예비주자, 국민의 정부시절 장.차관과 동교동계 인사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해찬(李海瓚) 총리, 이용훈(李容勳) 대법원장,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과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 신국환(辛國煥) 국민중심당 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고 건(高 建) 전 총리 등 차기 대권주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 가운데 현재 불법도청사건에 연루돼 구속수감된 임동원(林東源), 신 건(辛 建)씨를 제외한 이종찬(李鍾贊) 천용택(千容宅) 두 전직 원장이 나란히 행사장에 나타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불참 등 부분 파행 속에 예정보다 늦게 개의된 국회 본회의 일정 때문에 김원기(金元基) 국희의장 등은 행사장에 늦게 도착했고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북한인권국제대회 환영만찬 일정이 겹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