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대책 이후 하락했던 아파트 값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원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반면, 대책 직후 급등했던 전셋값의 강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강세 현상은 서울 강남과 양천 등 전통적으로 전세 수요가 많은 곳뿐만 아니라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쏟아져 매매값이 아직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수도권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특히 1-2년 전만해도 전세와 매매 모두 약세를 보였던 구리와 하남, 남양주 등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는 최근 몇달 동안 전셋값이 슬금슬금 올라 많게는 수천만원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구리시 인창동 건영아파트 25평형은 두어달 사이 2천만원 가량 올라 7천500만원에 전세 물건이 나온다. 인근 N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물건이 보이면 바로 나가 매물이 거의 없다"며 "8.31 대책 이후 새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전세를 계속 유지하려 하고, 집이 있는 사람들도 집을 팔고 전세를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남양주 덕소 한강우성 37평형은 대책 후 700만원 정도가 올라 8천5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이달 중순 복선 전철이 들어서면 전셋값이 더 뛸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 봉담 한신아파트 33평형도 8.31 대책 이후 1천만원 이상 올라 현재 7천만-7천500만원에 전세 매물이 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입지가 좋고 8.31 대책 이후 전세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세물건은 나오자마자 다 나간다"고 말했다. 화성시 병점역 인근 주공단지도 32평형의 경우 8.31 대책 전 9천만원 미만이었지만 10월 1억2천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1천만원 가량 조정된 1억-1억1천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온다. 반면 이 일대 아파트 매매가는 8.31 대책 이후 10% 정도 내려간 상태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삼성 반도체 타운 조성 등으로 최근 외지인들이 많이 찾지만 아무래도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는 전세를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31 대책 직전부터 이달 2일까지 구리시는 매매값이 0.45% 내렸지만 전세는 5.15%나 올랐다. 성남시도 매매값이 0.36% 내린 반면 전세는 4.43% 상승했고, 화성시는 매매값이 0.49% 오른 데 비해 전셋값 상승률은 5.17%로 더 컸다. 수도권 전체로 봤을 때 이 기간 매매값은 0.03% 인상됐지만 전셋값은 2.78% 올라 큰 차이를 보였다. 또 경기도 분당과 일산, 평촌 등 신도시는 같은 기간 매매값이 0.1% 하락한 반면 전셋값은 6.14% 올랐고, 서울은 매매값이 0.18% 상승할 때 전셋값은 3.72%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