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 11시에 '웃음 전쟁'이 벌어진다. 이 시간대의 강자로 군림하는 KBS 2TV '해피투게더-프렌즈'에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도전하던 기존 형국에 MBC '웃는 day'가 가세하기 때문이다. 세 프로그램의 성격은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시청자의 웃음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 시간대는 애초 '해피투게더'가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장안의 화제가 된 '쟁반노래방' 등으로 수년간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2004년 10월 이 시간대로 옮겨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빠른 호흡의 개그를 선보이며 인기의 폭을 넓혀가던 '웃찾사'는 불과 두 달 만에 시청률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해피투게더'를 제압했다. 목요일 밤 '웃음전쟁'의 서막이 오른 셈. 이에 '해피투게더'의 반격이 시작됐다. 기존 코너를 모두 폐지하고 새 코너로 개편한 '해피투게더-프렌즈'를 5월부터 선보였다. '스타들의 친구 찾기'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인기몰이에 나서 '웃찾사'의 시청률을 10대 초반으로 내려앉혔다. 2막인 셈. 이번 3막에서는 '해피투게더-프렌즈'가 기존 포맷을 유지하는 가운데 '웃찾사'가 큰 폭의 새 단장을 한다. '그때 그때 달라요2', '1학년 3반', '왜 이래' 등의 코너를 내리는 대신 10분이 넘는 대형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다. 8일부터 선보일 '랄랄라 극장'이다. '랄랄라 극장'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2005 봉숭아학당'처럼 프로그램 후반부에 간판 개그맨들이 총출동해서 다양한 개인기를 펼치는 공간이다. 김태균이 단장이며 '좋은 세상 만들기', '돈대보이', '느낌 밴드', '허구헌날 서커스' 등의 작은 코너로 구성된다. 연출을 맡은 박상혁 PD는 "'웃찾사'가 그동안 개별 코너는 재미있지만 전체적으로 조각나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랄랄라 극장'을 통해 '웃찾사' 개그의 묵직한 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웃찾사'는 아울러 '2005 SBS 개그 콘테스트'에 입상한 신인 개그맨도 집중 출연시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15일께부터 3개 코너 정도 새롭게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10월 말에 신설된 MBC 코미디프로그램 '웃는 day'도 8일부터 기존 수요일 밤 11시5분에서 이 시간대로 옮겨 격전장으로 뛰어들게 됐다. 이 시간대에서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하던 '섹션TV 연예통신'은 수요일 밤 11시로 되돌아간다. '웃는 day'도 시간대 이동과 함께 코너 개편을 실시한다. 기존 '원탁의 대감', '긴급진단'에 'STAR 어서오십SHOW'를 새롭게 투입한다. 김경식이 진행하는 'STAR 어서오십SHOW'는 매주 스타 한 명이 출연, 기존 개그맨과 어울려 코미디와 토크를 나누는 코너다. 개그맨은 최홍만,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를 패러디한 복장과 외모 차림으로 등장한다. '웃는 day'의 박현석 PD는 "이 시간대 기존 프로그램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겸손한 마음으로 경쟁을 하겠다"며 "시청률보다는 MBC 코미디의 차별화된 면과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웃는 day'는 방송 6회 평균 시청률 8.6%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