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년층의 92%는 고혈압을 위험한 질환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고혈압학회(이사장 김재형 가톨릭의대 교수)는 전국 45~69세 성인 남녀 1000명(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고혈압 인식 및 행동 패턴'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고혈압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심장질환, 뇌졸중 등과 같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막연히 위험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자도 약 20%나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고혈압에 관심이 많다고 답한 사람은 46%에 달했는데 나이가 많고 대도시에 거주할수록 관심도가 높았다. 최근 1개월 이내에 혈압을 측정해 보았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이 병원, 보건소 등에서 측정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응답자가 고혈압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혈압이 높다고 알고 있는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등 본인의 고혈압 관리와 치료에는 소극적이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약 복용이 부담스러워서, 귀찮아서 등의 답변이 많았다. 또한 본인이 알고 있는 자신의 혈압 수치와 정상 혈압 수치를 비교했을 때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68%(683명)에 달했지만 이 중 196명(29%)은 정상이 아닌데도 정상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혈압학회가 새로 마련한 고혈압 지침에 따르면 정상혈압 기준치는 120/80mmHg 미만으로, 120~139/80~89mmHg에 속한 환자들은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김재형 교수는 "고혈압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개선됐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 고혈압은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