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남에 따라 수험생들의 남은 관심은 어떻게 논술과 면접 준비를 하면 되는지에 쏠리고 있다. 특히 중상위권 대학에서 논술 혹은 면접ㆍ구술고사를 보는 곳이 많아 수험생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차분히 논술과 면접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이번 수능이 다소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 간 격차가 크게 나지 않을 전망이어서 논술과 면접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감독관으로 활동해 본 입학담당 교수들은 논술과 면접은 각 대학별로 심하지는 않지만 세부적으로 요구하는 출제 경향은 차이가 있는 만큼 지원대학의 경향을 철저히 분석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고득점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 논술고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20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치른다. 출제 경향은 대체로 중고교 교과과정을 통해 알려진 동서고금의 고전을 제시하고 시사 문제와 연결해 논리를 전개하거나 두 개의 제시문을 비교해 종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요 평가요소가 논리력과 논지 전개 능력, 독창성과 창의성, 표현력 등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상투적이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엉뚱하지도 않은 글을 써내야 한다. 서울대의 경우는 시사적인 분야보다는 동서고금의 고전을 바탕으로 인간, 세계, 삶의 가치 등 원론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180분 간 2천500자 내외를 써내야 하는 만큼 분량을 채울 수 있도록 평소 `쓸거리'를 많이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논술은 글을 쓰는 것이므로 문장력을 무시하지는 못하지만 결코 글 솜씨만을 보는 시험이 아니며 결국 논제에 대한 답을 도출해야 하는 시험이라고 지적한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교수는 "시사적인 이슈보다는 고전적인 인간과 세계, 학문, 삶의 자세 등을 원론적인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논술은 자기의 생각과 주장을 명료하게 드러냄으로써 논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시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논술에서 학원에서 배웠거나 암기된 지식으로 전형적인 논지를 전개하는 경우는 금방 `티'가 난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동일한 예시와 답안을 통해 양비론, 양시론에 가까운 논지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평소 독서와 글쓰기를 가까이 하고 신문과 TV 뉴스 등을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도 짚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글을 시작하기 전 5-10분에 걸쳐 개요를 작성해 각 단락의 주제를 정리해 보는 것도 논리적 비약을 방지하고 잘 짜여진 글을 쓰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스터디 그룹 등을 구성해 토론하고 시간을 정해 실전같은 논술 연습을 많이 해보는 것도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한성일 건국대 입학처장은 "수험생은 제시문을 분석해 자신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서술하는 학습이 필요하다"며 "평소 독서 능력을 지속적으로 배양하고 논리적인 글쓰기를 계속한 학생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면접 및 구술고사 면접 및 구술고사는 43개 대학이 치른다. 서울대의 경우 인문계열은 지원자의 특기적성 능력, 모집단위 관련 지식과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자연계열은 자연과학ㆍ응용 분야에 필요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논리적 사고력,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 응용 능력과 적성 등을 심층평가한다.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평소 자신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자연계열은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 교과서에 나오는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 두어야 한다. 논술과 마찬가지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출문제를 찾아 출제경향과 유형도 파악해 두면 큰 도움이 된다. 평소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실전에서는 떨리기가 쉬우므로 평소 거울을 보거나 가족 친구 등의 앞에서 면접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차근차근 과학 교과서를 꺼내놓고 원리와 정의 등에 관해 다시 한번 복습해 보는 것도 요령이다. 이밖에도 예상질문 리스트를 뽑아 대비해 보는 것도 좋지만 학원에서 준비해준 모범답안을 외워가는 것은 금방 `티'가 나므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논술이 `글솜씨'를 보는 시험이 아니듯 면접도 말재주를 보는 시험이 아닌 만큼 떨려서 말 실수를 하거나 조리있게 말하지 못했다고 너무 주눅들 필요는 없다.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면접은 얼마나 자연과학의 기본개념과 원리를 잘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 등을 말로 평가받는 시험이지 말재주를 보는 것은 아닌 만큼 시험장에 들어가서 평소 알고 있는 것을 떨지 말고 차분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