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산업은행 총재로 내정된 김창록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정식 임명 때까지는 말을 아끼겠다며 공식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와 만나 "금융 대형화와 겸업화 추세 속에서 외국계 거대 금융자본과 어떻게 경쟁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혀 국책은행 CEO로서 외국계 은행과의 경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총재 내정자는 또 "금융 상품이 겸업화 등으로 복잡해지는데 어떻게 큰 위험 없이 금융 서비스를 할 것인가를 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고 나름대로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감독원 근무 경험을 살려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산업은행의 새 방향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김 내정자는 우리나라 관계에서 대표적인 국제금융통.1996년 우리나라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에 가입할 당시 준비사무소의 재경관을 지내면서 자본 자유화 협상의 실무 총책을 맡기도 했다. 2001년 4월부터 2004년 3월까지는 국제금융센터 소장으로 재임하면서 국제 금융전문기관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한 인사는 "경제관료 중 누구보다도 국제감각이 트여 있으며 글로벌 스탠더드도 많이 체험한 개방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라고 평했다. 2004년 3월부터는 국내 금융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금감원의 기획·총괄·보험담당 부원장을 맡아왔다. 금감원의 한 간부는 그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뭐든지 설렁설렁 처리하는 법이 없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한다"며 "어떤 방법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방법론을 항상 연구하는 모습이었다"고 소개했다. 부원장 시절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 유보 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새로운 노사문화 정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대인관계 폭이 넓고 추진력도 뛰어나며 와인과 골프 등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부인 장원정 여사(52)와의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