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현장에 제작진이 직접 출동, 사태 해결은 물론 사후 관리까지 책임진다며 이른바 '솔루션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는 SBS '긴급출동 SOS 24'가 방송가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안방에서 시청하기에는 지나치게 충격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방송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다. 15일 방송된 '무서운 큰형' 편이 대표적인 예. 20대 중반의 큰형이 고교생인 동생 동욱(가명)을 아령 등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한 것은 물론 여동생을 성폭행까지 해 왔다는 끔찍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에 제작진은 경찰의 협조 아래 큰형과 동생들을 격리시켰다. 형이 찾을 수 없는 다른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게 하고 집 임대료 지원 등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했다. 큰형은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돼 구속됐다. 앞선 1일에는 아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며 살아가는 어머니, 8일에는 화가 나면 집기를 부수고 욕을 하며 난동을 부리는 열 살 어린이 등 놀랄 만한 폭력의 예가 소개됐다. 시청률은 10.0%(1일ㆍTNS미디어코리아)에서 12.2%(8일), 13.4%(15일)로 가파른 상승세다. 이에 대해 네티즌 정복임 씨는 "시청자가 보기에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의 충격적인 장면을 내보내면서 폭력을 근절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선정적인 장면을 이해할 자제력이 없는 시청자도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제작진 의도는 이해하겠지만 다루는 소재와 영상이 너무 자극적이라는 것. 아울러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에 의한 또 다른 인권 침해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박유숙 씨는 "첫 회부터 많은 충격을 받았지만 어제는 눈물을 흘리며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사회문제를 되짚어 보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직접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프로그램은 없었다"고 적극 제작진을 옹호했다. 연출을 맡은 허윤무 PD는 "폭력이 소재다보니까 자극적일 수는 있지만 선정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다양한 노력을 한다"며 "제작진의 일원으로 사회복지사를 채용하는 등 솔루션 프로그램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자이크, 음성변조 등을 통해 출연자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게 치밀한 장치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윤호진 책임연구원은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졌던 가정 내 폭력과 학대 문제에 대해 주위를 환기시켰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루는 소재의 강도가 센 만큼 제작진은 출연자의 인권 문제나 선정적인 면에 대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