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11일 성남 대장지구의 개발을 전면 중단한 것은 사전 정보유출 의혹이 불거진 데다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주변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대장지구는 판교와 분당 신도시와 붙어있다는 지리적 메리트를 갖고 있어 개발계획이 머지않은 시점에서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한행수 주공 사장도 "지금은 사업추진이 어렵지만 여건만 성숙되면 다시 착수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은 향후 개발을 기대한 개발업체와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과거 용인에서와 같은 난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발계획 백지화 배경


성남 현지에서 대장지구 개발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도면까지 나도는 등 개발정보 사전유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던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실제 작년부터 입주권을 받기 위한 연립주택 신축이 러시를 이뤄 총 200여가구가 현지에 주택을 지었거나 건축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투기세력이 급속하게 유입되면서 14평짜리 빌라 한 채 가격이 무려 2억3000만~2억4000만원으로 치솟았을 정도다.


대장지구가 판교에서 불과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판교신도시의 편법 확장이 아니냐는 지적도 부담이 됐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는 내년 3월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대장지구 개발이 자칫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판교 남쪽 난개발 우려


성남 대장지구를 택지개발지구로 묶어 개발하려던 계획이 취소되면서 이 일대의 난개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판교 및 분당신도시와 붙어 있어 개발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자칫 상습 교통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용인 수지지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주민들의 개발행위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난개발이 심각하게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주거환경개선 민원이 워낙 많은 곳이어서 내부도로 개설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 재추진 가능성 높아


성남 대장지구 개발은 일단 백지화됐지만,향후 재추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행수 주공 사장도 "지금은 사업추진이 어렵지만 여건만 성숙되면 다시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판교신도시 분양 이후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개발가능성은 크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장지구 개발이 늦어질수록 현지 투기세력들이 극성을 부리고 토지수용 비용도 불어나는 부작용이 연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