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시장 기지개] 상가 낙찰가율 47%대까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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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전문 사이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상가·근린상가 등 경매에 나온 상업용 부동산 수는 지난 1월 3810건에서 10월에는 4317건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으로 낙찰가율(낙찰가/감정가)은 최고 60%였던 것이 지난달에는 47%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감정가의 50%선이면 전세 보증금 수준에 불과한데 이 정도 금액으로 자기 사업장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경매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싼게 비지떡' 유의해야
상가는 아파트 등과는 달리 장사가 되느냐 되지 않느냐로 명확히 양극화되는 상품이다.
그런 만큼 상가 투자가 인기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경매시장에 나와있는 상가의 대부분은 일단 상권 형성에 실패한 상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실장은 "3번 이상 유찰되면 감정가의 51%대까지 낙찰가가 내려가지만,좋은 물건은 나오자마자 바로 낙찰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실장은 "싼 가격에 상가를 얻었다고 좋아하다가 임대인을 구하지 못해 '창고'신세로 전락하는 상가도 많은 만큼 내 손으로 상권을 살려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따라서 상가 경매에 참가하기 전에 치밀한 현장답사를 통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리모델링·업종 변경·마케팅 방식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각도에서 상권을 살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근 상가에서 오랫동안 영업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다.
이들만큼 해당 상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옐로칩 상권에도 진주는 있다
서울 등 상권이 검증된 블루칩 상가를 싼 가격에 낙찰받는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블루칩 상가들은 경매에 나오는 일이 드물다.
강은현 실장은 "블루칩 상가를 노리다가 하자있는 물건을 사들이거나 지나치게 비싼 값에 낙찰받는 것보다는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등의 옐로칩 상가를 노리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소유주가 자금 조달을 못해 주택과 함께 경매에 부쳐진 상가를 눈여겨보면 좋은 상가를 싼 값에 얻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개인적인 부채 때문에 나온 좋은 물건의 경우 지나치게 감정액이 높아 투자자의 자금 조달 범위를 벗어날 때가 많다.
또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좋다.
◆낙찰가 외에 부대비용 고려해야
낙찰가가 상가 투자비의 전부는 아니다.
낙찰 후 세금·명도비 등 추가비용이 들어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2억40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을 걸어둔 임차인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명의를 양도받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제2금융권보다 금리가 낮은 우리은행·신한은행 등 은행권에서 경매 관련 대출 상품도 내놓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