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마카오 동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또 종합 3위에 그쳤으나 볼링과 태권도의 선전 속에 육상과 수영에서 값진 금메달을 수확해 희망을 던졌다. 최종 성적표는 금 32개와 은 48개, 동메달 65개 등 총 145개. 당초 계획했던 금메달 37개 등 총 150개의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제3회 대회(일본 오사카) 때의 금메달 34개에도 못미친다. 하지만 수영에서 7개의 한국 신기록을 쏟아내 두 차례나 금빛 물살을 갈랐고 육상에서 한국신기록 1개를 포함해 모두 3개의 금메달을 따내 가능성을 발견한 건 성과였다. 또 경기장 밖에서 남북이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것도 값진 수확이었다. ◇아쉬운 종합 3위 전체 17개 종목 중 드래건보트를 제외한 16개 종목에 39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4년 전 오사카대회를 상회하는 메달 목표를 세웠으나 정구를 비롯한 구기 종목의 부진이 아쉬웠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당시 7개 전 종목 금메달을 휩쓴 정구는 4개의 금메달은 고사하고 케미컬코트 적응에 실패, 노골드 수모 속에 은 4개, 동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대학선발을 파견한 남자 축구도 북한과의 준결승에서 0-2로 졌고 예선 패배를 안겼던 일본과의 3-4위전에서도 패배, 메달 꿈을 접었다. 은메달을 목표했던 남자 농구는 중국의 벽에 막혀 4위에 그쳤고 박찬숙 감독의 사령탑 데뷔로 관심을 모은 여자 농구는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건졌다. 볼링과 태권도는 그러나 최고의 금메달밭으로 거듭났다. 볼링은 여자부 4관왕에 오른 최진아(대전시청)를 앞세워 전체 12개 종목에서 10차례나 금빛 스트라이크를 날리며 정구의 부진 공백을 잘 메웠다. 태권도도 8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중 6개를 독식하며 종주국 위상을 지켰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수영과 육상에서 거둔 성과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국 남자 수영의 `희망' 박태환(경기고)은 800m 계영과 1,600m 자유형 은메달에 이어 대회 최종일인 6일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8초71로 지난 달 전국체전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최고기록(3분50초16)을 갈아치우며 우승했다. 또 여자 `기대주' 정지연(경기체고)도 400m 개인혼영에서 한국신기록(4분43초16)으로 우승해 한국 수영의 미래를 밝게 했다. 육상에서도 김덕현(조선대)이 남자 세단뛰기에서 16m79로 한국신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철인' 김건우(상무)와 이재훈(고양시청)도 남자 10종 경기와 남자 800m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밖에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장미란(원주시청)이 여자 75㎏ 이상급에서 금빛 바벨을 들어올렸고 남자 역도 94㎏급의 이응조(상무)도 금메달을 보탰다. 또 사격에서 3차례나 금빛 과녁을 명중시켰고 국제 종합대회에 첫 선을 보인 댄스스포츠와 남자하키, 체조, 조정, 테니스, 우슈에서 금메달을 1개씩 사냥했다. 그러나 일부 종목의 금메달 편식 현상이 또 한번 노출돼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과 정구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이 선행되지 않으면 내년 아시안게임과 베이징올림픽에서 고전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미니차이나' 마카오, 홍콩과 함께 홈 텃세를 부린 중국은 무려 127개를 가져가며 세계 스포츠 강국의 위용을 뽐냈고 일본도 육상과 수영의 선전 속에 46개의 금메달로 종합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은 중국과의 남자 축구 결승에서 0-1로 석패 , 금 6개, 은 10개, 동메달 20개로 종합 6위로 밀려 4위 복귀 기대가 좌절됐다. ◆남북 단일팀 구성 합의 장외에선 아시안게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합의가 이뤄져 세부 사항 협의를 위한 본 회담을 오는 12월 7일 북한 개성에서 열기로 일정을 잡았다.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9월 중국 광저우에서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단일팀 파견을 추진키로 한 구두 합의를 구체화한 것. 개별 종목에서 단일팀을 이뤘던 지난 19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와 같은 해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이어 종합대회에서도 남북이 한팀을 이뤄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 2000시드니올림픽 이후 통산 6번째 개회식 남북 동시입장을 성사시켜 화합과 평화의 행진을 한 것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카오=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chil8811@yna.co.kr jangje@yna.co.kr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