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숨을 쉬고 냄새를 맡는 역할을 할 뿐이지만 코 미용성형 수술은 인종과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게 특징이다. 아름다움을 위해서 깎아내고 세우고 콧구멍을 늘리고 좁히고 손을 대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코 미용성형 수술의 추세는 코에 나타나는 자신의 인종적 특징을 없애버리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게 한 전문가의 진단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뉴욕 레녹스 병원의 안면 성형외과 과장인 토머스 로모 박사는 최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성형외과회의 발표를 통해 성형외과 수술의 새로운 추세는 코에 나타나는 인종적 특징을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나 이탈리아 혈통의 사람들은 매부리코 콧날의 선을 직선으로 펴는 것이고 아시아인들은 콧구멍을 보기 좋게 만들고 콧날을 세우는 게 대세라고 그는 최근의 흐름을 소개했다. 로모 박사는 "그동안 코 미용성형 수술은 코를 좀 작게 만들려는 백인들이 많이 받았으나 지금은 인종에 따라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보다 뚜렷한 윤곽을 원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백인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아시아인들의 경우 안경을 걸쳤을 때 흘러내리지 않을 만큼 코를 높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코 미용성형 수술이 인기를 끄는 것은 많은 이민자들이 중산층으로 발돋움하면서 그 부산물로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이민자들이 돈에 여유가 생기면서 백인들이 하듯이 코 미용성형 수술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종적 특징을 없애는 코 미용성형 수술이 다양한 인종을 모두 비슷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타고난 피부 색깔과 유전자까지 바꿀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의 조지 마르셀 박사는 이와 관련, 미용성형 수술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인종적 특징과 그 특징을 바꾸려는 욕망을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