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아연 등 주요 원자재 국제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이들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사재기' 열풍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t당 413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리 가격은 올 들어서만 30% 이상 급등했다.


아연 현물 가격도 t당 1506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97년 8월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가격도 지난 3월 10년 만에 최고치(t당 2031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급선회하고 있다.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금 가격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지난 12일 뉴욕 귀금속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483.10달러까지 상승,17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온스당 470∼480달러의 높은 가격대를 1개월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연초대비 금 가격 상승률은 14%에 달한다.


이들 품목 외에 설탕 천연고무 등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급등을 반영,일본 닛케이상품지수는 지난 18일 111.53을 기록,1992년 8월 이후 13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물가불안 때문이다.


고유가 영향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지자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화폐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실물자산을 사두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유로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LME의 경우 최근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자 공급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시장에서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의 수요가 최근 다시 가열되는 데다 주요 원자재별로 수급사정이 불안하다는 점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캐나다 최대 광산업체인 팰컨브리지는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지난 1일부터 구리·아연 광산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2위 구리광산 업체인 아사코 역시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애리조나와 텍사스주 광산 파업으로 대체 근로자를 투입하는 바람에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초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LME 아연 재고량의 50%를 보관해왔던 뉴올리언스 창고가 침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재기'열풍이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영국 증권사인 누미스 증권의 광물담당 애널리스트 존 마이어는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제 투자자금이 점차 원자재 시장으로 몰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