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을 찾아서] 주택시장 : 아파트, 더 이상 '성냥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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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블루오션 바람이 거세다.
건설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면 블루오션 바람은 크게 신평면 경쟁에서 시작돼 조경으로 확대된데 이어 외관(디자인)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사전 마케팅에서 사후 마케팅 경쟁으로 블루오션 바람이 확대되고 있다.
○하드웨어에 블루오션 바람
분양가가 자율화된 이후 건설업체들은 신평면 개발 경쟁을 펼쳐왔다.
가장 치열한 것이 베이(Bay) 경쟁이다.
앞다퉈 아파트 전면에 많은 방(또는 거실)을 배치하면서 3-베이,4-베이 아파트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런 아파트는 조망권과 일조권이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어 주부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와 함께 주부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수납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해 전·후면 발코니를 보조주방 및 보조수납장 등으로 활용하는 등 수납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치열하다.
신평면에 이어 새로운 조경도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에 공원과 분수같은 수변공간을 설치하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됐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단지안에 피트니스센터 과수원 등을 만들거나 호수공원을 조성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외관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판상형 일변도의 아파트는 타워형으로 바뀌고 있다.
동배치도 전체적인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경관을 극대화한 아름다운 모양으로 설계되고 있다.
주차장은 지하로 들어가는 게 일반화됐고 선호도가 낮은 1층은 아예 필로티로 설계해 주민공동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단조로웠던 아파트 디자인도 바뀌고 있다.
멋을 살린 다양한 외관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자사 아파트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유의 디자인을 특허까지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 외관에 대한 저작권 32건을 등록했다.
아파트 평면 등에 대해 저작권을 등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외관에 대한 저작권 등록은 대림산업이 처음이다.
아파트 외관의 통일성이 유지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은 외관만 보고도 그것이 대림아파트란 것을 알게 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기술적인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아파트의 질에는 큰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며 "따라서 다른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당분간은 경쟁의 화두가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짓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엔 이처럼 뜨거운 상품개발 경쟁이 필요없었지만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하면서 고객의 눈길을 잡기 위한 하드웨어 개발 경쟁이 끝없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에도 블루오션 바람
블루오션 바람은 하드웨어에 그치지 않고 있다.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서비스 측면에서도 블루오션 개척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에 건설사들은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그 아파트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입주 후 애프터서비스란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사후관리를 더 중요시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신속하게 하자보수를 해주는 것은 물론 입주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청소서비스 등 다양한 사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해 자사 아파트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입주 후 서비스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인 삼성물산의 경우 애프터서비스 접수처를 '헤스티아 라운지'란 이름으로 브랜드화했다.
삼성물산은 이를 통해 하자 보수를 신속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입주민을 대상으로 음악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청소,체성분검진,산세베리아제공 등의 그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단순한 애프터서비스가 아니라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