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안에 성인오락실 웬말이냐.''청소년 유해시설 입점 절대 반대.' 지난 7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주상복합아파트 롯데캐슬파인힐의 상가출입구 앞. 아파트 입주민 10여명이 현수막을 내걸고 피켓을 든 채 지나가는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였다. 주상복합아파트인 이곳 1층에 성인오락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다. 성인오락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성인오락실 종류도 슬롯머신 스크린경마 카지노 등으로 다양하다. '성인오락실이 최고의 벤처'라고 할만큼 수입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자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시에 등록된 성인오락실 수는 작년 말 3428개였으나 지난 8월 말 현재 3965개로 537개 늘었다. 올 들어 성인오락실이 매일 2.2개씩 새로 생긴 셈이다. 성인오락실로 가득찬 거리도 생겨났다. 서울 강동구에 등록된 성인오락실은 386개.미등록 성인오락실까지 합치면 400여개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진교사거리에서 천호사거리에 이르는 4차선 도로 양 옆에는 수십 개의 성인오락실이 성업 중이다. 한 성인오락실 업주는 "손님들이 한 번 오면 보통 10∼12시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게임에 몰두한다"며 "가끔 돈을 따가기도 하지만 대개 3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잃는다"고 귀띔했다. 성인오락실이 주택가를 야금야금 파고든 지도 이미 오래다. 문제는 주택가에 성인오락실이 들어서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현행 법률상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교문에서 200m 이내)만 아니면 어디서든 성인오락실을 개업할 수 있다. 롯데캐슬파인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이황수 송파구의회 의원은 "주민들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의 법 개정 없이는 현실적으로 주거지역으로 침투해 오는 성인오락실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